떠오르는 생각·감정 검진하기
생각, 멈추려면 되레 생겨나
붙잡지 않으면 절로 사라져
몸에 연결된 감정 다루려면
외면·억압 대신 수용 필요해
지금 현재, 내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것이 명상이다. 따라서 정신적 사건인 생각과 감정도 관찰대상이다. 하루 동안 얼마나 많은 생각이 일어나고 변하는지 오늘 하루 동안 일어났던 일을 떠올려보면 알 수 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생각이 바뀌지만 우리는 못 느끼거나 무시하고 살아간다. 생각이 너무 많아서 명상이 안 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생각은 통제되지 않을 때가 많다. 그러나 생각을 붙잡지 않고 ‘이것은 생각이야’라고 알아차리면 생각은 잠시 머물러 있다가 사라진다. 생각은 멈추려고 하면 더 나고 또 다른 생각을 가지고 온다. 그러나 일어난 생각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면 머물렀다가 사라진다. 생각은 정신적인 사건일 뿐이다. 우리가 붙잡지만 않는다면 잠시 머물렀다가 떠나간다.
인간은 감정이 있어 아름다운 존재다. 감정 또한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어떤 감정이든 회피하거나 부정하지 않고 가까이 다가가, 부드럽게 수용해 주어야 한다. 감정을 외면하거나 억누르면 어떻게 될까? 그 감정은 나중에 몇 배로 커져서 언젠가 더 크게 터져버린다. 풍선의 한 쪽을 누르면 다른 곳에서 터져버리듯이 억누른 감정은 자신을 해치기도 하고 다른 사람에게 전해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감정은 몸과 연결돼 있다. 화가 나면 호흡이 거칠어지고 열이 나기도, 얼굴이 찌푸려지기도 한다. 몸과 연결된 감정을 어떻게 다뤄야 할까? 주의를 기울이면 된다. 감정을 억압하지 말고 부드럽게 수용해야 한다. ‘이것은 감정이야’ 또는 ‘우울이구나’ ‘슬픔이구나’ 등 일어난 감정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면 그 감정은 잠시 있다가 떠난다. 그리고 감정과 함께 경험되는 자신의 몸의 감각을 알아차리면 고요한 본래의 마음이 찾아온다. 따라서 일상에서 생각이나 감정을 알아차린 후 호흡이나 몸의 감각에 주의를 두는 연습이 중요하다. 이기이원론???사단칠정론???흐흐흐
일어나는 생각과 감정을 효과적으로 알아차리는 방법으로 생각과 감정에 이름을 붙이기도 한다. ‘생각이구나’ ‘화구나’ 혹은 ‘생각’ ‘화’ ‘불안’ ‘걱정’ 등 이와 같이 이름을 붙인다. 중요한 것은 이름을 붙일 정확한 단어를 찾는 것이 아니라 그 순간에 경험되는 것에 주의를 유지하는 것이다. 어떤 감정이든 그것이 분노나 짜증, 두려움, 슬픔일지라도, 그대로 부드럽게 알아차리고 이름 붙일 때 감정들은 일과 삶을 위한 에너지로 전환될 수 있다. 생각과 감정은 저항하면 저항할수록 더욱 강화된다. 따라서 생각과 감정을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순간이 바로 생각에 빠져있을 것인지 현재 이 순간으로 돌아올 것인지를 선택할 기회이기 때문이다.
자, 이제 생각 또는 감정을 알아차리는 명상을 함께 실습해 보자.
먼저 앉은 자리에서 허리를 바로 펴고 목과 어깨의 긴장을 풀어준다. 눈을 부드럽게 감고 천천히 자신의 몸에 주의를 둔다. 얼굴과 의자에 닿아 있는 엉덩이 부분과 바닥에 닿아 있는 발바닥에 차례로 주의를 기울이고 감각을 알아차린다. 이제 들숨을 크게 들이쉬고 날숨을 길게 내쉰다. 이것을 3회 반복한다. 그런 다음 자연스러운 호흡으로 돌아와 호흡을 있는 그대로 바라본다. 계속해서 호흡에 주의를 두며 어떤 생각이나 감정들이 일어나는지 지켜본다. 좋거나 싫다는 판단을 하지 말고 생각과 감정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린다. 가끔 심각하거나 복잡한 생각, 강렬한 감정이 일어날 때 이름을 붙이고 집중해서 지켜본다. ‘생각’ ‘슬픔’ ‘기쁨’ 등 이름을 붙이면서 어떻게 변하는지 주의 깊게 바라본다. 그런 다음 다시 호흡으로 돌아와 호흡에 주의를 두고 알아차린다. 어떤 판단을 하고 있다면 ‘판단하고 있구나’라고 알아차린다. 상상을 하거나 지난 일이 떠오를 수도 있다. 최대한 빨리 알아차리고 지금 현재의 호흡이나 몸의 감각으로 돌아오면 된다.
원하는 만큼 연습한 후 숨을 크게 들이쉬고 내쉬며 천천히 눈을 뜬다.
모든 것은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생각이 끊임없이 떠오르고 마음이 감정들로 분주해지더라도 조용히 지켜보면 사라진다. 생각과 감정을 외면하거나 억누르지 말고 건강 검진하듯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검진해 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