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있는 명화(브론치노-비너스와 큐피드의 알레고리)...
비너스와 큐피드의 알레고리(An Allegory with Venus and Cupid)
브론치노(Bronzino)패널에 유화 146×116cm 약1543년 내셔널 갤러리, 런던. Allegory=allos(다른)+agoreuo(말하기)
오늘날 잘 알려져 있는 이 그림은 수 백년간 고이 간직되어 몇몇 소장자들에게만 보여졌고 결코 일반에게 공개되지 않았던 매우 특별한 그림이다. 오래도록 공개되지 않았던 이유는 이 작품이 귀하고 값진 것이었을 뿐 아니라 외설적이었기 때문이다. 이 그림을 본다는 것은 어지간한 국제적 부나 지위로도 불가능한 것이었다. 이 그림을 본다는 것은 대단한 특권에 속하는 일이었음을 유념해 둘 필요가 있다. 달라진 사회 조건들로 인해 이보다 더한 외설적인 사진들이 아무 곳에나 널려있는 오늘날, 제작 당시 그리고 그 후에도 수 백년간 이 그림이 지녔던 아우라와 그 충격적인 효과를 감지하기란 쉽지 않다.
<비너스와 큐피드의 알레고리>는 시인이가도 했던 브론치노의 수작답게 상징들이 잘 짜여져 있고 각각의 도상들을 연결해 하나의 텍스트처럼 그림을 읽을 수 있다. 당시 문예의 관례에 따라 전체적 메시지가 이렇다고 정확히 고정시키기는 어렵다고 봐야한다. 특히 해석을 까다롭게 만드는 것 하나는 아버지 시간과 큐피드 도상의 병치이다. 다만 여러 의미요소들 즉, 도상적 내용, 당시 지식인들 사이에서 논의되던 담화 그리고 우리들 각자의 삶의 경험을 고려해서 그림을 본다면 그림의 맛을 보다 풍부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눈부신 청색 바탕이다. 이러한 설정이 이 그림을 일종의 폐쇄적 공간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배경의 푸른빛과 비너스 무릎 아래의 붉은 쿠션이 강렬하게 대비된다. 어떤 학자는 이 무릎 꿇은 자세를 승리를 나타내는 자세로 보아 ‘승리의 비너스’로 해석하기도 했다. 측면으로 보이는 뽀얗게 흰 살결의 비너스는 살짝 미소 짓는 듯 하나 인물을 마네킹처럼 냉엄하게 그린 브론치노의 초상화들처럼 차갑고 냉정한 모습이다.
이 비너스는 당시 유행하던 모순어법적 형용어구처럼 ‘얼음처럼 차갑고, 불처럼 뜨겁다.’ 후일 영국의 시인 스윈번은 이 비너스에 대하 ‘차갑고 은밀한 눈꺼풀은 보석과도 같고(...) 붉은 입술은 독을 머금은 꽃과도 같다.’고 묘파했다. 르네상스의 전통적 비너스 재현에서 볼 수 있는 여성다운 수치심은 없어 보이며 누드를 마치 옷처럼 걸치고 있다. 한 손에는 큐피드 화살과 선악에 대한 지식의 과실이자 트로이 전쟁의 원인이 된 ‘불화’의 사과를 들고 있다. 아들인 큐피드는 사춘기 소년의 모습으로 불편해 보이는 자세로 몸을 돌려 어머니에게 키스하고 있다. 큐피드가 키스하는 비너스의 측면상은 성애의 ‘쾌락’을 나타낸다. 이러한 불편한 설정은 이 그림에 사악하고 불안한 기운을 불어 넣는다.
비너스와 큐피드 주위에는 다른 도상이 있어 사랑의 측면을 설명해준다. 장난기 어린 얼굴로 손에 쥔 장미꽃 잎을 던지는 자세의 아이는 발목에 찬 종이로 미루어볼 때 고대 희극에서 온 도상으로 ‘농담’이다. 벌거벗은 아이는 맨발이 가시에 찔렸는데도 느끼지 못하는 듯 웃는 모습으로 또한 ‘어리석음’을 나타낸다. 예쁜 소녀와 노파는 각기 ‘기만’과 ‘질시’를 상징한다. ‘기만’은 뱀꼬리와 사자의 발을 가졌고 손이 각각 반대편 팔에 붙어 좌우가 뒤바뀐 기묘한 괴물과도 같은 모습이다. ‘기만’은 두 머리를 지니는데 하나는 젊고 하나는 늙었다고 한다. ‘기만’은 예쁜 얼굴 뒤로 추한 얼굴을 숨긴다. 이 소녀는 오른손에는 심장을 왼손엔 가면을 들고 있다. 가면은 ‘연극’을 뱀꼬리는 하는 말과 속마음이 다르다는 것을 나타낸다. 뱀의 상징은 대단히 복잡하나 항상 악, 지혜와 동시에 결부된다. ‘몸짓’과 대조적으로 광기에 사로잡힌 듯 머리를 쥐어뜯는 노파는 ‘질시’이다. ‘질시’는 때에 따라 ‘부러움’과 ‘절망’을 동반하기도 한다. 전체적으로 사랑의 쾌락은 기만과 위선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악의 요소를 지니며 고통과 분리불가능이라는 것을 드러낸다. 이 그림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낫과 모래시계를 지닌 ‘시간’ 크로노스의 도상이다. 과연 시간과 욕망 그리고 사랑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다는 것일까?
네이버캐스트 - 서양미술의 걸작에서 발췌
'Q & A 게시판' 카테고리의 다른 글
Travel to France (0) | 2022.09.03 |
---|---|
compliant platforms -web site 모음 (0) | 2022.09.03 |
커피는 금으로 (0) | 2022.08.30 |
위험한 음료 (0) | 2022.08.30 |
槿堂體本 (0) | 2022.08.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