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 : 기억된 현재
신경과학과 마음의 세계 : Gerald M. Edelman 지음, 황희숙 옮김, 범양사 출판부, 1998 (원서 : Bright Air, Brilliant Fire : On the Matter of the Mind, BasicBooks, 1992), Page 167~185
특정한 뇌 상태에 어떤 특정한 '식 / sciousness' 이 상응하면 분명한 그 어떤 것이 발생한다. — 제임스 |
마음에 있어 진정으로 독특하고 진기한 점이 무엇이냐고 물어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에 관한 데카르트의 외로운 독백을 다시 환기하고 나서는, '의식 consciousness' 이라고 답할 것이다. 우리는 지금 연장된 사물 (역주 : 크기, 부피, 무게를 갖는 연장 실체, 즉 물질을 가리킴) 을 다루는 과학의 영역 밖에 사유실체를 상정하지 않아도 되는지를 반문해야 좋을 바로 그 지점에 이르렀다.
의식을 생각할 때 가장 주춤하게 되는 게 바로 의식이 행위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의식이란 깜박이는 것이며, 그 양식과 대상에 있어 복합적이며 동시적이고, 피할 수 없는 우리 자신의 것이다. 그것은 하나의 과정이며 기록하기 어려운 것이기도 하다. 우리는 그것이 우리에게는 무엇인지를 알지만, 귀납적 추리를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서 그 존재를 판단할 수 있을 따름이다. 제임스의 표현대로, 의식은 다른 사람들이 우리에게 그것을 정의해 보라고 요구하지 않는 한 우리가 그 의미를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성질의 것이다.
물론 의식은 그 속성들을 살펴봄으로써 우선은 그런 대로 정의된다 (물론 '자각 awareness' 개념에 의해 순환 정의에 빠져들 위험이 있다). 내가 제임스적 특성 (그것에 관해 언급했던 제임스의 이름을 따서) 이라 부르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자. 그것은 개인적이다 (개체 혹은 자기에 의해 소유된다). 그것은 변화하지만 끊임없이 이어진다. 그것은 그 자체와 무관한 대상들을 다룬다. 그리고 그것은 시간에 있어 선택적이다. 즉 그것이 다루고 있는 대상들의 측면을 모두 망라하지는 않는다.
의식은 지향성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사물이나 사건에 대한 것이다. 또한 그것은 어떤 면으로는 의지와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 어떤 심리학자들은 심상 mental image 이 있다는 사실과, 행위를 규정하는데 사용된다는 사실로 의식을 특징짓고자 한다. 그러나 의식은 단순한 경험의 복제 ('실재의 거울') 가 아니며 그렇다고 다양한 행위에 소용되는 것도 아니다. 어떤 종류의 학습과 개념적 과정, 그리고 심지어는 어떤 형태의 추론들은 의식 없이도 진행된다.
나는 1 차적 의식 primary consciousness 과 고차원적 의식 higher-order consciousness 이라는 구분을 만들었는데, 이 구분이 아주 근본적인 것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1 차적 의식은 세계의 사물들을 정신적으로 자각하는 상태, 즉 현재에 심상을 갖는 상태다. 그렇지만 그것은 과거와 미래를 가진 사람이라는 의미를 수반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비언어적이며 비 의미론적인 동물들이 소유하고 있다고 여겨지는 바로 그런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뒤에서 언급하겠다). 반면, 고차원적 의식에는 자기 자신의 행동이나 감정에 대해 사고하는 주체에 의한 재인이 포함된다. 그것은 개인적인 모델을, 그리고 현재는 물론 과거와 미래의 모델을 체현한다. 또한 직접적인 자각, 즉 감각기관, 다시 말해 감각 수용체가 관계되지 않는 정신적 사건들에 대해 직접적인, 즉 비 추론적이고 즉각적인 자각을 나타낸다. 그것은 1 차적 의식과 함께 우리가 인간으로서 가지고 있는 그 어떤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의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식한다.
'의식' 이란 용어에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예를 들어 임상의들이 외상을 입은 환자의 의식 유무를 평가하는 데 사용하는 기준, 즉 주의력, 정위, 자기-자각, 그리고 동기 조절 등과 관련된 기준에서 의식이 갖는 또 다른 의미를 찾아볼 수 있다. 의사들은 지각의 예리함과 기억 능력이 감소하는 상태를 의식이 '혼미' 하다고 표현한다. 병에 걸린 극단적인 경우에는 제임스적 특성들, 즉 '의식이 솟구치고 가라앉는 것' 이 제멋대로 자동적으로 이뤄지거나 혹은 내성을 (역주: 감관을 사용한 외적 관찰과 대비된. 내적 관찰을 의미) 하는 기색도 없거나 또는 새로운 것에 아무런 주의를 기울이지도 않게 된다. 결국엔 기록할 만한 게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 이른다.
의식에 관한 가설들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많은데, 철학자들이 내린 가설의 경우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이것들 대부분은 원칙에 기반하는, 즉 관찰 가능한 대상에 근거하고 뇌와 신체의 기능에 연결된 과학적 이론들이라 불러도 좋을 그런 것은 아니다. 기능주의와 마음에 대한 기계 모델 (<후기> 를 참조하라) 에 기반을 둔 몇 가지 의식이론이 최근 제안되었다. 이 이론들은 대체로 두가지 유형으로 나뉘는데, 하나는 의식을 유효한 것으로 보고 있고 또 다른 하나는 의식을 하나의 부수현상쯤으로 파악한다. 전자에서는 의식이 컴퓨터 체계의 프로그램 내의 실행자에 비유되며, 후자에선 계산이 낳은 매력적이긴 하지만 쓸모 없는 부산물에 비유된다.
그렇지만 이런 주장들 중 그 어떤 것도 생물학이나 체현의 본질에 직접적으로 호소하는 것은 없다. 분명히 진화에 기반을 두고 있는 의식에 관한 그 어떤 이론에도 그런 호소는 필수적임이 분명하다. 이런 종류의 이론이라면 의식이 어떻게 발생하는지를 설명해 줄 수 있는 분명한 신경 모델을 제시해 줘야 한다. 또한 진화나 발생과정 중 어떻게 의식이 나타나는지를 설명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의식을 개념 형성, 기억, 언어 등과 같은 정신적 문제에 연결시켜야 한다. 그리고 신경생물학적 사실의 관점에서 그것이 제시하는 모델들에 대한 엄격한 시험들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시험들은 오히려 실제 시험과 더불어 실시되어야 하고, 아니면 최소한 소위 사고실험이라 불리는 것과 함께 실시되어야 한다. 사고실험에서 설정된 특성이라면 그것이 어떤 연구 분야에서 실시된 것이건, 아니면 특별히 뇌과학에서 실시된 것이라 해도 그것은 현재 알려져 있는 과학적 관찰 방법들과 일치해야만 한다.
현재 상태에서 고려해 보면 이것은 어려운 주문인데, 그 이유는 생물학에 있어 의식을 분석한다는 것이 초기 우주론적 활동을 분석하는 것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즉 시작부터 아예 어떤 식의 조작이나 관찰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그 어떤 학자라도 이미 제안된 이론을 강조하는 가설을 신중하게 판독해야만 할 것이다. 나는 의식에 관한 내 이론의 토대가 되고 있는 세 가지 가설을 설명하겠다. 이 세 가설들 중 두 가지는 간단하지만 한 가지는 상당히 다루기가 까다롭다. 나는 그 가설들을 일컬어 물리학적 가설 physics assumption, 진화론적 가설 evolutionary assumption, (그 중 까다로운) 감각질 가설 qualia assumption 이라 하겠다. 예컨대 데카르트적 입장이나 범심론 (역주: 모든 물질에 의식이 있다는 입장), 또는 <후기> 에서 언급할 인지 객관주의적 곤경 등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 나는 먼저 이 세 가설들을 명확히 해 둬야겠다.
물리학적 가설은, 물리학의 법칙들이 위반되지 않으며 영혼이나 유령따위는 축출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나는 현대 물리학으로 세계를 기술하는 것이 의식이론을 위해 적당하긴 하나 완전하게 충분치는 않다고 생각한다. 현대 양자장이론은 모든 척도에서 물질과 에너지의 형식적 속성들을 기술해 준다 (그림 P-1 을 참조하라). 그러나 그 이론에는 지향성 이론이나 거시적인 물체들에 대한 명칭이론들이 포함되어 있지 않으며, 그런 것들을 아예 필요로 하지도 않는다. 내가 딱 적당한 물리학이라고 부르는 것은, 곧 내가 의식에 관한 이 이론에, 유령이나 양자중력, 혹은 멀리 떨어진 채 물체를 움직이는 것, 초 물리학 (<후기> 를 참조하라) 따위가 끼여드는 것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진화론적 가설 역시 상당히 간단하다. 의식은 종의 진화과정 중 어떤 시점에서 표현형적 특성으로 발생한다는 것이 진화론적 가설의 요점이다. 그 전에는 의식이 존재하지 않았다. 의식의 획득은 그 의식을 가진 개체에 직접적으로 진화적 적응도를 부여하거나 적응도를 높여주는 다른 속성에 대해 어떤 기초를 제공한다는 함축이 이 가설에 들어 있다. 진화론적 가설은 또한 의식이 유효하다는 사실, 즉 결코 부수 현상 [실제로 중요한 것은 (빛이나 열의) 쏟아짐인데 '용해하는 금속의 빨간 색 그 자체' 만을 강조하는 식] 이 아니라는 사실을 의미한다.
자, 이제는 세 번째 가설과 더불어 좀더 미묘한 논점에 도달했다. 그것은 의식이 명확히 드러나는 특수한 방식으로 인해 우리에게 강요되는 방법론적 가설이다. 난점을 설명하기 위해 나는 여기서 현상적으로 또는 직접 느껴지는 속성, 다른 말로 표현하면 감각질 qualia 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얼마간 주제로부터 벗어나야겠다.
감각질은 자각에 수반되는 개인적 혹은 주관적 경험이나 감정, 감각의 집합으로 이뤄져 있다. 감각질은 현상적 상태인데, 즉 인간으로서의 "우리에게 대상이 어떻게 보이는가" 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붉은 물체의 '붉음' 이 감각질이다. 감각질은 전반적 통일성을 가지고 있는 정신적 장면 중 식별 가능한 부분들을 일컫는다. 그것은 강도와 선명도에 있어 '생경한 느낌' 에서부터 고도로 정교한 감별까지 그 종류가 다양하기 이를 데 없다. 이런 감각들은 지각 경험이 수반되면 매우 정확해진다. 지각이 결여되면 감각이 다소 산만해지긴 하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각적', '청각적' 등으로 식별 가능하긴 하다. 대체로 정상적으로 깨어 있는 상태에선 감각질은 시공의 연속성이라는 감각을 수반한다. 현상적 상황은 종종 희미하나마 감정이나 정서를 수반한다. 그럼에도 감각질의 실제 서열은 대단히 개별적인데, 개개인의 개인적 역사나 즉각적 경험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상황에 의존한다.
감각질이 오로지 한 개인에 의해서만 직접적으로 경험된다면 우리의 방법론적 난점은 더욱 분명해진다. 우리는 물리학에서와 같은 방식으로 현상적 심리학을 구성할 수 없다. 한 개인에 의해 직접 감각질로 경험되는 것은 관찰자로서의 다른 개인과 충분히 공유될 수 있다. 한 개인은 자신의 경험을 관찰자에게 보고할 수 있지만 그 보고는 항상 부분적이고 부정확하며 그 개인의 개인적 상황과 관계가 있어야만 한다. 감각질만이 순간적인 게 아니라 감각질을 연구하기 위해 고안된 개입도 예측 불가능한 방식으로 감각질을 변화시킬 수도 있다. 감각질만이 순간적인 게 아니라 감각질을 연구하기 위해 고안된 개입도 예측 불가능한 방식으로 감각질을 변화시킬 수도 있다. 더욱이 많은 의식적인 속성과 무의식적인 속성이 각 개인의 주관적 경험에 동시에 영향을 끼친다. 개인들은 그들의 개별적 의식 경험의 전체성에 대해 그들 각자의 개인적 이론들을 가질 수 있지만 이것들은 결코 과학적 이론일 수가 없다. 왜냐 하면 다른 관찰자들이 적절한 실험적 통제를 손쉽게 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역설은 아주 신랄하다. 물리학을 함에 있어 나는 나의 의식하는 삶과 지각, 그리고 감각질을 사용한다. 그러나 나는 상호 주관적인 의사소통을 하면서 그것들을 기술하지 않고 제외시킨다. 동료 관찰자들이 그들 각자의 의식하는 삶을 살면서 처방된 조작을 수행할 수 있고 또 필적할 만한 실험 결과를 성취할 수 있음을 확신하면서도 말이다. 어떤 이유로건 감각질이 해석에 영항을 미칠 경우 실험 계획은 그러한 효과를 제외시키도록 수정되어야 한다. 반면 이로 인해 마음은 자연으로부터 제거되었다.
그러나 의식을 연구함에 있어서 우리는 감각질을 무시할 수 없다. 딜레마는 현상적 경험이 1인칭 문제라는 사실이며, 언뜻 보면 이로 인해 그것에 대한 완전히 객관적인, 혹은 인과적인 설명을 하는 일이 가로막히는 듯하다. 그렇다면 전적으로 절망적인 상황이란 말인가?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우리가 의식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면 과연 어떤 대안이 있을까? 그렇게 가능성이 있어 보이지는 않지만 한 가지 대안이라면, 감각질의 실재를 완전히 묵살한 채 의식을 기술하는 일이다. 그렇게 해서 도대체 온기를 느낀다는 것은 무엇이고 또 녹색을 본다는 것은 어떤 것인지 등을, 가상적인 '감각질이 없는' 관찰자에게 전달하는 데 목표를 둔 의식이론을 만드는 것이다. 다른 말로하면 이것은 의식에 대한 일종의 신과 같은 전지적 관점에 기반을 둔 이론을 제안하려는 시도다. 그러나 관찰자가 지각뿐만 아니라 감각을 가지고 있다고 미리 가정하지 않고서는 그 어떤 종류의 과학적 이론도 제시될 수 없다. 이와 달리 가정하는 것은 곧 객관주의적 해석 위에 구문론적 공식화를 대응시키려는 이론 — 의미의 원천이 되는 체현을 무시하는 이론들 (<후기> 참조) 의 잘못을 범하는 일이다. 감각질로부터 자유로운 과학적 관찰자란 있을 수 없다.
위와 같은 대안을 쓸 수 없다면 어떤 다른 방법이 가능할까? 내 생각엔 한 가지 방법이 있는데, 이 방법은 인간이 특권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전제로 한다. 우리가 의식을 가진 유일한 동물이지만 침팬지의 경우만 제외시킨다면 자의식을 가진 유일한 동물이다. 우리는 언어를 구사하는 유일한 동물이며, 동시에 현재와 무관한 세계를 만들어 볼 수도 있으며, 또 우리의 현상적 상태에 대해 기록하고 연구하며 그 상태를 물리학이나 생물학의 발견들과 연결시킬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인 셈이다.
이것이 감각질의 문제에 대한 접근을 제공해 준다. 의식에 관한 이론의 기초로서, 감각질이 우리들에게 존재하듯 다른 인간들에게도— 그들이 과학적 관찰자나 혹은 주체로 간주되든 아니든 — 존재한다고 가정하는 것이 현명하다 (이들 감각질이 모든 관찰자에게 똑같은지의 여부는 문제가 안 된다. 그저 그것들이 존재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인간을, 의식 연구를 위한 최상의 표준적 담지자 canonical referent (역주: 가장 전형적으로 의식을 갖고 있는 존재라는 의미) 로 여길 수 있다. 인간에 관한 주관적 보고들 (감각질에 관한 것을 포함해서) 이나, 행동, 뇌구조나 기능 등이 모두 상호 연관될 수 있다는 사실을 통해 이것의 정당함이 입증된다. 감각질이 인간 내에 존재한다는 가정에 근거해서 이론을 세우고 나면, 우리는 이러한 연관에 기초한 감각질의 속성들을 새롭게 볼 수 있게 된다. 의식을 과학적으로 탐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주는 것은 바로 개별적으로 감각질을 경험하는 동안 그것들을 기록하고 상호 연관시키는 우리 스스로의 능력이다.
이러한 감각질 가설은 고차원적 의식과 1 차적 의식을 구분해 준다. 고차원적 의식은 언어와 기록할 만한 주관적 삶을 가지고 있는 인간에게 직접적인 자각이 일어난다는 사실에 기반을 두고 있다. 1 차적 의식은 심상과 같은 현상적 경험들로 이뤄질 수 있지만 측정 가능한 현재 주변의 특정 시간에 속박되어 있으며 자기, 과거, 미래에 대한 개념들이 결여되고 있고, 독자적 입장에서 개별적으로 행해지는 직접적인 기술적 보고를 넘어선다. 따라서 1 차적 의식만을 가진 존재는 의식에 관한 이론을, 심지어 잘못된 이론조차도 만들 수 없는 것이다!
앞에서 분명하게 언급한 가설들을 기반으로 해서 수립된 연구 계획은 수많은 본래적 난점을 가지고 있다. 우선 우리를 1 차적 의식을 위해 모델을 만들어야 하며 그 기반 위에 고차원적 의식을 위한 모델을 만들고 난 후에 이 모델들 각각이 인간의 현상적 경험과 연관을 가지는지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 진화론적 과정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 이 절차는 반드시 1 차적 의식이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설명해야 하며, 1 차적 의식이 어떻게 고차원적 의식을 수반하는지를 설명해야 한다. 따라서 실험적 과업 (감각질 가설에 따라, 주로 인간에 관해서 획득된 상호 관계에 반드시 근거해야만 한다) 의 순에는 이론적인 과업과는 철저히 반대여야 하는데, 인간의 진화론적 선조로부터 시작해야만 한다.
이제 이 세 가지 가설을 토대로 하는 생물학적 이론이 신의 전지적 관점을 가질 수 없는 이유가 분명해졌으면 싶다. 과학자로서 우리는 의식에 관한 어떤 이론이 언어적 기술에 의해서, 가상적인 감각질이 없는 동물에게 감각질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해 주기를 기대 할 수는 없다. 인간의 활동인 바, 상호 주관적인 의사소통 유지하고 과학적 상호 관계를 수행하기 위해서 우리는 반드시 감각질을 가정해야만 한다. 감각질은 어떤 이론으로부터도 경험으로서 유도될 수는 없다. 그렇다고 이것이 서로 다른 감각질이 양식이나 강도, 계속성, 또는 시간적 · 공간적 특성 등에 의해서 이론적으로 구분될 수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또한 감각질 가설을 만든 후 우리가 감각질을 발생시키는 실제 메니커즘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뜻도 아니다. 우리의 우주론적 비교가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지는 않다. 우리는 현대 물리학이론으로 인해 우리가 갖는 이해와 합치하도록, 태초에 시작된 우주론의 특정한 양상을 현대 물리학이 설명해 주리라 기대할 수도 있다. 그러나 물리학이론이 라이프니츠 Gottfried Leibniz 의, 왜 아무것도 없지 않고 뭔가가 있느냐는 질문에 만족스런 답을 주리라고 기대할 수는 없다.
우리가 1 차적 의식과 고차원적 의식에 대한 모델들에 대해 생각해 보면 드러나듯이, 감각질을 고차원적 범주화의 형식들로 유용하게 간주할 수 있다. 즉 자아에 대해 기록 가능한, 그래서 유사한 정신적 장치를 가지고 있는 타자에 대해 다소 덜 만족스럽게 기록 가능한 관계들로 파악할 수도 있다. 그렇게 간결한 진술은 만족스러울 수가 없다. 그렇지만 이제 거기에 천착하는 대신 나는 세 가지 가설에 입각해서 1 차적 의식의 모델을 하나 설명해 보겠는데, 그 모델은 뇌구조와 기능에 관한 사실들과 조화를 이루는 듯하다. 이 모델의 요소들에는 이미 언급한 바 있는 여러 가지 시스템들이 포함되어 있는데,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 또 지각 범주화와 개념 범주화를 만들어 내는 것, 또 기억을 만들어 내는 것들을 꼽을 수 있다. 그 모델의 동역학은 특수한 종류의 재입력 회로에 의존한다. 이게 바로 내가 앞 장에서 이 문제들에 대해 그렇게 장황하게 설명한 이유다 (나는 여기서 잠시 감각질을 한쪽에 모셔 둬야겠는데, 뒤에 고차원적 의식을 설명할 때 다시 이야기하겠다).
1. 1 차적 의식
내가 제안한 모델은 여러 부분들로 이뤄져 있다 (의식에 관한 모델이 오직 한 부분으로 되어 있다면 당신은 그 모델을 신뢰할 수 있겠는가?). 그 각 부분들의 상호 작용을 기술하기 전에 나는 그 상호 작용을 보다 명확히 설명해 줄 각 부분들에 대해 몇 가지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대략 이야기하자면 의식이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이해하는 데 있어 중요한 두 종류의 신경계 조직이 있다. 이 시스템들은 둘 다 뉴런으로 구성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조직은 상당히 다르다. 첫 번째 시스템은 뇌간 brain stem, 그리고 더불어 대뇌 변연계 (쾌락계) 인데 이것은 식욕, 성욕, 완료 행동과 진화된 방어적 행동 유형과 관계된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일종의 가치계로서 여러 가지 다양한 신체 기관, 호르몬계 그리고 자율신경계 등에 광범위하게 연결된다. 이 모든 시스템들이 어우러져서 수면이나 성과 관계된 신체 주기는 말할 것도 없고, 심박률과 호흡률, 발한發汗, 소화기능 및 그와 유사한 작용들을 통제한다. 우리는 놀랠 것도 없이, 이런 변연 - 뇌간 시스템의 회로들이 고리 모양으로 배열되어 있고, 상대 적으로 느리게 반응하며 (초 단위에서 월 단위까지 걸쳐 있는 기간에), 상세한 지도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변연 - 뇌간 시스템의 회로들은 진화의 과정 동안 외부 세계로부터의 수많은 예기치 않은 신호들에 맞추는 게 아니라 신체에 맞춰 선택된다. 이 시스템들은 신체 기능들을 돌보기 위해 일찍이 진화했다. 그것들은 내부의 시스템이다.
두 번째 중요한 신경계 조직은 이와는 완전히 다르다. 그것은 시상피질계 thalamocortic system 라 불린다 (중추 뇌구조인 시상 thalamus 은 감각 신호와 다른 뇌 신호와 다른 뇌 신호들을 피질에 연결시켜 주는 많은 신경핵들로 구성되어 있다). 시상피질계는 동시에 작용하는 시상과 피질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시스템은 감각 수용판으로부터 신호를 받아들이고, 수의근에 신호를 보내는 식으로 진화했다. 그 시스템의 시냅스 연결은 평생 동안 계속되는 변화를 겪음에도 불구하고 그 시스템은 반응이 매우 빠르다 (100 분 1초 단위에서부터 초 단위까지).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그 주요 구조인 대뇌피질은 대규모의 재입력 연결로 이어져 층을 이루고 있는 국소 구조들처럼 고리를 포함하지 않는다. 여러 장소에서 이것들은 위상적으로 배열된다 (그림 2 를 참조하라). 대뇌피질은 시각, 촉각, 미각, 후각, 청각, 관절 감각 (사지의 위치를 느끼는 것) 등의 다양한 감각 양식들을 통해 세계로부터 밀도 있고 빠른 일련의 신호들을 동시에 받아들이기에 적합한 구조다. 점점 복잡해지는 운동 행위와, 세계의 사건들에 대한 범주화를 허용하기 위해 이 대뇌피질이 변연-뇌간 체계보다 훨씬 늦게 진화 됐다. 공간은 물론 시간을 다루기 위해, 소뇌와 기저핵, 해마 등의 피질 부속 기관들은 (그림 2 를 참조하라) 실제 운동과 기억 양쪽의 연속을 다루는 피질과 더불어 진화했다 (역주: 에델만은 이 세 가지 구조들을 '연속기관' 이라 부른다).
변연-뇌간 시스템과 시상피질계, 이 두 시스템은 진화과정 중 서로 연결됐다. 후에 진화한 피질계는 점점 복잡해지는 주변 환경에 적합한 학습 행위에 도움이 됐다. 이 행위는 초기 변연-뇌간 시스템에 의해 조정되는 생리적 욕구와 가치에 도움이 되도록 선택되었음이 분명하기에 그 두 시스템은 그것들의 활동이 조화는 학습에 있어 결정적인 부분이다. 피질이 세계의 범주화와 관계가 있고, 변연-뇌간 시스템이 가치와 관련이 있다면 (즉 진화론적으로 선택된 생리학적 유형들에 대해 조정을 가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면) 학습은 가치라는 배경 위에서 범주화가 가치를 만족시키는 행위에 적응적 변화를 낳게 하는 수단으로서 간주될 수도 있다.
의식 있는 행위에 대한 징후를 찾아볼 수 없는 동물의 경우에도 분명히 학습은 일어난다. 그렇지만 피질계를 가지고 있는 어떤 종에서는 인과적인 연관이 없는 세계의 각 부분들에 대한 범주화 작업이 상호 연관될 수 있고, 또 하나의 장면으로 묶일 수 있다. 나는 이 장면이라는 용어를 친숙하거나 낯선 사건들이 시공간적으로 배열된 일련의 범주화라는 의미로 사용한다. 동일한 장면에서 어떤 사건들은 다른 것들과 필연적인 물리적 혹은 인과적 연관을 가지고 있고 또 어떤 것들은 전혀 그런 연관을 가지고 있지 않다. 하나의 장면을 만들어내는 능력으로부터 주어지는 장점이란, 동물의 과거 학습에는 중요했을지도 모르는 사건들이 외부 세계에서는 인과적으로 연관되어있지 않았을지라도 새로운 사건에 연결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개별 동물의 가치계에 대한 요구라는 관점에서 이런 연관성이 확립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사건의 특징은 물리적 세계에서의 그 위치와 에너지에 의해 결정될 뿐만 아니라, 개별 동물의 과거사에서 학습의 결과 수여되었던 상대적 가치에 의해 결정된다.
1 차적 의식의 출연을 이끄는 것은 바로 이런 장면을 창조해 내는 능력의 진화론적 발생이다. 분명히 그 출현이 존속되기 위해서는 증가된 적응도라는 결과를 낳았어야만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방법을 생각해 보기 전에 먼저 모델 자체에 대해 생각해 보기로 하자.
모델에 의하면 1 차적 의식의 출현은 세 가지 기능의 진화에 달려 있다. 진화론적 발생 중 두 가지는 의식에 있어 필요하긴 하지만 충분치는 않은 조건이다. 우선 첫 번째 것은, 개념 기능이 나타날 때 그것들이 학습을 수행하는 기존의 능력을 확장시키면서 변연계에 강하게 연결되어지는 식의, 피질계의 발생이다. 두 번째 것은, 이러한 연결에 근거한 새로운 종류의 기억이 발생하는 것이다. 지각 범주화는 시스템과 달리 이런 개념적 기억계는 지각 범주화를 수행하는 상이한 뇌 시스템에서의 반응들을 범주화할 수 있으며, 그것도 변연-뇌간 가치계의 요구에 따라 그렇게 할 수 있다. 이 '가치 - 범주' 기억은 시상피질과 변연-뇌간 시스템들 사이의 쌍방 상호 작용에 의해 개념적 반응들이 일어나도록 만든다.
세 번째 유형은 중대한 진화론적 발생으로서 1 차적 의식의 출현에 충분한 수단을 제공해 준다. 이것은 진화과정 중 신경해부학의 새로운 구성 요소로 나타난 특수한 재입력 회로다. 이 회로는 가치 - 범주 기억과 실제 시간에서의 지각 범주화와 관련이 있는 한창 진행중인 포괄적 지도화 사이에 지속적인 재입력 신호를 허용한다. 이러한 새로운 재입력 연결을 가지고 있지 않은 동물도 다양한 감각 양식으로 지각 범주화를 수행할 수 있고, 심지어 개념적 가치 - 범주 기억을 발달시킬 수 있다. 그러나 그런 동물은 지각 활동을 한창 진행중인 장면에 연결시키지는 못한다. 각각의 양식에서 새로운 재입력 회로가 나타남으로써 이러한 지각 신호들이 그 기억에 영구적으로 공헌하기 이전에 동시 발생적인 지각에 대한 개념 범주화가 일어날 수 있다. 특수한 유형의 기억과 지각 범주화간의 상호 작용이 1 차적 의식을 발생시킨다. 뇌에 적절한 재입력 회로가 주어지면 이 '자력작용 과정' 은 모든 감각 양식에서 병행적으로 그리고 동시에 일어나고, 따라서 복합적인 장면이 만들어진다. 도움이 되는 개별 지각 범주화 활동들이 인과적으로 독립되어 있을지라도 이 장면의 일관성은 개념적 가치 - 범주 기억에 의해 조정된다.
나는 '장면' 이라는 용어를 대체로 동시 발생적인 세계의 사건들에 관한 반응들이 한 조의 재입력과정에 의해 연결된다는 뜻으로 사용한다. 고차원적 의식을 소유하고 있는 인간으로서 우리는 1 차적 의식을 한창 진행 중인 범주화된 사건들의 '그림' 이나 '심상' 으로서 경험한다. 그러나 우리가 고차원적 의식을 점검해 보면 알게 되겠지만 뇌에 대해서는 그 어떤 실제적 이미지나 밑그림 같은 게 있을 수 없다. '이미지' 는 서로 다른 유형의 범주화 사이의 상관관계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뇌는 개념적인 '자기 범주화' 과정을 수행한다. 과거의 지각 범주를 가치계들로부터의 신호와 짝지음으로써 자기 범주가 만들어지는데, 이 과정은 개념 기능이 가능한 피질계에 의해 수행된다. 그러면 이러한 가치 - 범주 시스템은 재입력 연결을 통해 세계의 사건과 신호들에 대해 지각 범주화를 지속적으로 지각 범주화에 대한 개념적 기억에 의해 상호 연관되는 것으로부터 지각 (현상적) 경험이 생겨난다. 1 차적 의식은 일종의 '기억된 현재' 다.
이런 주장은 그림 1 에서 표로 잘 예시되고 있다. 그 그림은 관련이 있는 신경회로들의 복잡성을 제대로 전달해 주지는 못하지만 몇 가지 요점을 강조해 주기는 한다. 우선 첫째는 우리가 자기라고 부르는 요소와 비자기라고 부르는 요소에 대한 것이다 (이 맥락에서 자기란 사회적으로 구축된 '인간적' 자아가 아니라, 독특한 생물학적 개체란 의미로 쓰인다). 자기, 즉 내부 시스템은 변연계와 피질계 사이의 상호 작용에서 발생한다. 이것이 그 시스템들을 엄격하게 피질적인 외부 세계 시스템들로부터 구별시켜 준다.
이 기억은 개념적 범주화가 가능한데, 재입력 경로에 의해 세계 신호에 대한 현재의 지각 범주화에 연결된다 (두꺼운 선). 이것이 1 차적 의식을 초래한다. 여러 가지 양상 (시각, 촉각 등등) 을 통해 이런 일이 생길 때, 1 차적 의식은 대상들과 사건들로 이루어진 하나의 '장면' 에 대한 것이다. 그 대상들과 사건들 중 어떤 것들은 인과적으로 연결되지 않은 것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 차적 의식을 지닌 동물은 가치에 부하된 과거 경험에 의한 기억을 통해서 그 대상들과 사건들을 연결할 수 있다.
두 번째 요점은 가치- 범주 기억의 형성에 관한 것이다. 이 개념적 기억은 자기 시스템과 세계 시스템간의 한결 같은 상호 작용에 의존한다. 세 번째 요점은 연속기관 (역주: 소뇌, 해마, 기저핵을 가리킴) 을 포함해, 피질계를 통해서 각각의 감각 양식에 대해 일어나는 지각 범주화와 병행하는 그리고 실제 시간에 일어나는 사건 발생과 관련된다. 이 마지막이자 결정적인 요점은 1 차적 의식의 출현을 예고해 준다. 개념적 가치 - 범주 기억을 조정해 주는 그 같은 피질계와, 모든 감각에 걸쳐 한창 진행 중인 지각 범주화를 조정해 주는 시상피질계 사이의 재입력 연결의 기능으로부터 상호 연관적 장면이 생겨난다.
내가 그 특성을 기술한 것처럼, 1 차적 의식은 필수적인 제임스적 속성을 가진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그것은 개별적이며 ('자기' 시스템이 그것에 기여한다), 지속적이지만 (세계와 내부 신호가 모두 진화하므로) 계속 변화한다. 또한 그것은 (내적으로 주어진 신호나, 사물이나 사건들로부터 대신 유도된 외부 세계의 신호들을 반드시 지시한다는 점에서) 지향적이다. 일련의 단계별 시간에서 그림 1 이 반복될 수 있다면, 그것은 1 차적 의식의 제임스적 특성과 1 차적 의식이 의미하는 일종의 지각적 자력작용을 강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제임스적 특성은 의식의 흐름과 그것의 '전', '후' 를 강조한다. 의식과정에서 현재의 가치 중립적인 지각 범주화 활동은 가치 지배적인 기억과 상호 작용한다. 지각 활동이 기억의 수정에 기여할 때 대체로 그 활동들은 더 이상 허울좋은 또는 기억되는 현재에 머무르지 않는다. 즉 그것들은 더 이상 1 차적 기억 내게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같은 시스템의 진화론적 가치는 무엇인가? 분명히 1 차적 의식은, 이 생물학적 설명이 맞다면 유용한 것임이 틀림없다. 의식은 단순한 부수 현상이 아니다. TNGS 에 의하면 의식은 다양한 평행 신호들이 포함된 특정 환경에서의 복합적인 변화들을 추출해 내 조직하는 것을 돕는다. 이런 신호 일부는 외부 세계에서는 어떠한 직접적인 상호 인과 관계를 가지지 않을지라도 위기에 처해 있는 동물이나 어떤 처분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는 동물에게는 중요한 지침이 될 수 있다. 왜냐 하면 1 차적 의식은 그 동물의 과거사와 가치에 의해 결정되는 특징의 맥락에서 그것들의 특성들을 연결시키기 때문이다.
1 차적 의식은 개체의 현재 입력을 그 행동과 과거의 보상에 연결시켜 주는 방법을 제공해 준다. 그것은 상호 연관적인 장면을 제시함으로써 복합적인 학습 임무들이 배열되는 동안주의를 유도하는 적응 방법을 제공해 준다. 그것은 또한 효과적 방법으로 실수를 교정해 준다. 이런 실행들은 특정 장면을 만들지 않고도 그럴 듯하게 수행될 수 있다. 그러나 1 차적 의식을 갖고 있는 동물이 그것을 가지지 않은 동물보다 더 많은 단서들에 대한 학습 능력을 더 빠르게 일반화하는 능력을 가진 듯하다. 다시 말하면 의식은 유효하며 진화적 적응도를 높여 줄 것 같다.
1 차적 의식은 고차원적 의식의 진화에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은 내가 현재라고 부르는 일정 시간량 주변에 작은 기억 간격으로 제한된다. 1 차적 의식에는 명백한 주장, 즉 개인적 자기라는 개념이 결여되어 있으며, 현재나 미래를 어떤 상호 연관된 장면의 한 부분으로 모형을 만드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 1 차적 의식을 가진 동물은 방을 볼 때 빛줄기가 밝혀 주는 대로 본다. 그 빛줄기 안에 있는 것만이 기억되는 현재에 분명히 존재한다. 그 외의 모든 것은 어둠일 뿐이다. 이것은 1 차적 의식을 가진 동물이 장기 기억을 가질 수 없다거나 장기 기억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분명히 그런 것들을 할 수 있지만 대체로 그 기억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그 기억에 의거해서 스스로를 위한 광범위한 미래를 계획하지는 못한다.
1 차적 의식을 조정해 주는 뇌의 실제 부위는 어디인가? 나는 다른 글에서 시상 내의 특정 회로, 피질과 시상 사이의 특정 회로. 그리고 피질과 다른 피질 지역과의 연결 부분 등이 주요한 재입력 회로의 부지들이 될 가능성에 대해 쓴 적이 있다. 나는 더 이상 실체 신경해부학 (그와 관계된 명칭들에 대해서도 그림 11 을 참조하라) 에 대한 지나친 언급을 삼가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지 시험에 의해 드러난 것처럼 다음과 같은 사실을 여기서 언급해 두는 게 유용할 듯하다. 특정한 뇌 손상은 주어진 지각 영역 내에서의 어떤 신호에 대한 명백한 의식적 인지력을 선택적으로 상실되게 하는데, 이 사실은 암암리에 파악되었고, 손상받은 사람에 대한 심리 시험을 통해서도 증명되었다.
사람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는 증상인 상모실인증 prosopagnosia 을 가지고 있는 뇌일혈 환자의 경우가 좋은 예다. 상모실인증 환자들은 얼굴에 대한 자각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러나 어떤 환자들은 배우자의 얼굴을 알아본다는 사실을 부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배우자의 얼굴에 대한 자각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러나 어떤 환자들은 배우자의 얼굴을 알아본다는 사실을 부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배우자의 얼굴에 대해 강력한 식별 지식을 나타내 보이기도 한다. 또 다른 예는 맹인의 경우다. 1 차적 시각 피질에 손상을 입은 사람들은 시맹 / blind sight 증상 — 시각을 자각하지 못하는 것 — 을 나타내지만 실험 중 공간에 물체를 배치할 수 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뒤에 제 18 장에서 자세히 언급하겠다. 나는 여기서, 앞에서 1 차적 의식에 중요한 요소로 인정한 바 있는 (그림 1) 재입력 고리의 붕괴 (적절한 지각 영역 내에서의) 를 가정함으로써 그것이 설명될 수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기 위해 그 문제들을 언급한다. 그러면 의식에 대한 시험을 언급하는 것은 뒤로 미루기로 하자.
고차원적 의식의 발생에 대해 말하기 전에 몇 가지 까다로운 문제들에 대해 몇 마디 해 두는 게 적당할 듯하다. 첫째는 어떤 동물들이 1 차적 의식을 가지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나는 1 차적 의식을 우리가 앞서 합의한 인간이라는 담지자에 연결시켜 봄으로써 이 질문에 답할 수밖에 없겠다. 인간이라는 담지자로부터 거슬러올라가다 보면, 우리는 침팬지가 그것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 이유는 뒤에서 밝혀질 것이다). 비록 우리가 그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간접적으로만 시험해 볼 수밖에 없으나, 아마 대부분의 포유류 동물들과 몇몇의 조류들도 그것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불행하게도 그러한 시험들은 단지 신경해부학적이거나 행동주의적일 뿐이다 (신호 의사소통이나 기록에 의하지 않는다). 현재의 모델에 의해 요구되는 뇌 시스템들이 오로지 1 차적 의식으로의 진화론적 통로를 의미한다면, 우리는 피질이나 그에 상응하는 것이 없는 동물은 1 차적 의식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분명히 확신할 수 있다. 원시적 피질을 가진 냉혈 동물은 1 차적 의식에 대한 엄격한 제한에 부딪치게 될 것이다. 그것은 그들의 가치계와 가치 - 범주 기억이, 그런 의식을 유지할 수 있는 시스템과 적절히 연결시켜 줄 만큼 충분히 견고한 생물학적 환경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며, 이는 재미난 고찰이다. 따라서 (미심쩍지만, 온도에 의거해) 뱀은 그 범주에 해당되지만, 바닷가재는 포함되지 않는다. 앞으로의 연구를 통해 이런 추정이 입증된다면, 의식은 3 억 년 가량의 역사를 가지게 될 것이다.
의식 : 기억된 현재 : Gerald M. Edel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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