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자와 대자/즉자적인 것과 대자적인 것
[卽自-對自] 변증법적 과정의 일단이다.
즉자(또는 즉자적인 것)와 대자(또는 대자적인 것)는 헤겔 철학에서 역사의 변증법적 과정을 해명하는 데 사용되는 개념쌍이다.
'즉자'란 사물이 직접 드러난 현상이나 존재, 실체를 가리키며,즉 현존재를 말한다. 현존하는 그 자체를 말한다.
대자는 그 실체에 대한 객관화를 통해서 인식되는 행위이자 주체화되는 상태로서 변증법적 지양을 거쳐 개념화된 인식된 상태를 가리킨다. 즉 현존재가 주관적 상태에서 객관화되어 행동하는 자체로서 주체가 되는 것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한다.
헤겔 철학에서 변증법적 지양의 과정은 사물이 직접 드러난 현상인 즉자가 다른 것과 교섭하면서 자기의 자립성을 잃게 되는 대타로 발전하고 지양의 과정을 거쳐 다시 자기 자신과 관계함으로써 자기를 회복하는 단계인 대자로 발전하는 것으로 설명된다. 정반합을 말한다.
이렇게 보면, 즉자는 다른 존재와의 연관에 따라 규정되는 단계까지 도달하지 못한 미발전, 미성숙한 상태를 가리키는 직접태이자 잠재태로서 자기에 대한 반성적 관계가 결여된 상태라는 뜻에서 '무자각태'로 표현되기도 한다. 즉자가 다른 것과 교섭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존재의 전환은 대자로의 전환이기도 하지만 실체에서 주체로의 전환이며, 의식의 대상에서 자기의식의 대상으로 전환되는 개념화라고 할 수 있다.
헤겔은 이같은 변증법의 토대를 미학에 적용하여 예술의 범주를 설정함으로써 사회학적으로 기반한 예술학과 문예학으로 확장시킨다. 그의 미학은 예술과 현실의 관계에 대한 물음이 중심을 이루는 예술들의 철학을 위한 체계적인 설계이다. 그의 표현을 빌려 말하면, 예술의 아름다움이란 "헛된 주관적 표상"이 아니라 "감각적인 것과 현실적인 것 속에서 실현된 이념", "이념의 감각적인 가상화"이다. 그는 예술이라는 "참된 이념상은 무규정적이고 오로지 내면적인 것에서는 존립하지" 않기 때문에 주객의 변증법, 인간적 실천을 거쳐서 모든 예술의 근거와 미적 내용을 결정한다고 본다. 그러한 점에서 예술은 주관과 객관의 과정적인 변증법적인 운동의 표현 형식이다. 또한 "예술의 목적은 일상적인 현상의 내용을 벗겨내는 것이며 즉자대자적으로 이성적인 것을 전신적인 활동을 매개로 하여 내부로부터 끄집어내어 진정한 외부적 형상으로 현출시켜 창조해 내는 것"(『미학』 1권)에 있다고 말한다.
헤겔의 미학을 관통하는, '예술은 절대정신'이며 '객관정신'이라는 명제는 예술적 실천으로서 작품 생산의 과정이 즉자대자적 인식 전환의 끝없는 변증법적 과정임을 말해준다. 예술화 과정에 깔려 있는 '절대정신의 구현'이라는 헤겔의 미학적 관점은 '객관정신에 즉자적으로 존재하는 것의 대자화'가 바로 예술이라는 의미를 만들어내고, 좀더 넓혀 보면 예술화의 과정을 즉자에서 대자로의 인식 전환과정으로 볼 수 있게 해준다.
이렇게, 헤겔의 변증법적 인식에 바탕을 둔 즉자와 대자의 개념쌍은 미학 또는 문학연구 일반에 적용되면서 좀더 포괄적으로 사용된다. 즉자와 대자의 개념을 원용하여 문학과 사상 일반에서 사용되는 비평적 술어는 변증법적 인식논리에 기초하여 작가연구나 작품 해석에 폭넓게 적용된다고 말할 수 있다. 이 경우 즉자와 대자의 개념은 반드시 철학의 자장 안에만 갇히지 않고 '미발전의 존재 양태에서 자립성을 잃는 대타적인 관계를 거쳐 자기 자신과의 진전된 관계를 이루는 대자적 상태로의 전환을 거치는 과정'에 대한 주목하는 분석의 틀에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유임하)
참고문헌
- 토마스 메취·페터 스쫀디, 『헤겔 미학입문』, 여균동·윤미애 공역, 종로서적, 1983년
- 빌헬름 F. 헤겔, 『미학』 1권, 두행숙 역, 나남출판, 1996년
참조어
변증법, 헤겔, 반성, 비평용어사전 편찬의 경과와 체계
[네이버 지식백과] 즉자와 대자/즉자적인 것과 대자적인 것 [卽自-對自] (문학비평용어사전, 2006. 1. 30., 국학자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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