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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방

고요한 돈 강 Tikhii Don

by 이덕휴-dhleepaul 2019. 1. 10.
고요한

동의어 미하일 숄로호프 다른 표기 언어 Tikhii Don


요약 테이블
저작자 미하일 숄로호프(Mikhail Aleksandrovich Sholokhov)

요약 제1차 세계대전과 러시아혁명을 거치면서 러시아인의 일부를 구성하고 있던 코사크족들이 겪었던 삶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리 멜레호프라는 인물을 통해 그들의 생활과 계급 투쟁, 멸망 등 일련의 사건을 편견 없이 묘사하고 있다.

혁명으로 인한 코사크 청년의 방황과 비극적 사랑

돈 강 강변의 타타르인 부락에 사는 코사크 청년 그리고리 멜레호프는 옆집에 사는 아스타호프 집안의 유부녀 악시냐와 사랑에 빠졌다. 미친 듯한 두 사람의 사랑이 온 부락에 알려지자 그리고리의 아버지는 걱정이 되어 부유한 농부의 딸인 나탈랴를 며느리로 맞아들인다. 가족들은 소박한 나탈랴를 마음에 들어 하지만, 악시냐와의 격렬한 사랑을 잊지 못하는 그리고리는 다시 그녀를 만나기 시작한다. 화가 난 아버지와 충돌한 그리고리는 악시냐와 도망을 쳐서 리스트니츠키 장군의 집에서 일하게 된다. 나탈랴는 절망한 나머지 자살을 기도했다가 미수에 그치고, 그리고리는 징병되어 군대에 들어간다.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그는 전선에서 용감하게 싸운다. 그가 없는 사이에 악시냐는 젊은 남자의 유혹에 넘어가 깊은 사이가 되고 만다. 부상을 당해 고향으로 돌아온 그리고리는 그 사실을 알고 불같이 화를 내며 나탈랴가 기다리는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간다. 그가 십자훈장을 받은 병사로서 싸움터로 다시 돌아간 뒤 아내는 쌍둥이를 낳는다. 혁명이 일어나 코사크들은 군대를 빠져나와 부락으로 돌아오지만, 그리고리는 적군(赤軍)에 참가해 장교가 되어 백군(白軍)과 싸운다. 그러나 다시 부상당해 고향으로 돌아온다.

내전의 폭풍은 차츰 돈 지방에까지 미치고, 코사크들은 적군으로부터 마을을 지키기 위해 일어난다. 자기 집에 있던 그리고리도 하는 수 없이 이에 참가한다. 이때부터 돈 지방에서는 피로 얼룩진 적군과 백군의 전투가 끈질기게 벌어지고, 그리고리의 운명은 그 틈새에서 광야의 바람처럼 이리저리 흔들린다.

동란의 마을에서 그는 악시냐를 만나 다시금 굳게 맺어진다. 이윽고 그는 반란군 사단장이 되어 적군과 싸우러 나서는데, 그의 아이를 임신한 아내 나탈랴가 남편이 악시냐에게 마음을 주었다는 사실을 알고 낙태를 하려다가 실패해 죽는다. 적군은 점차 돈 지방을 제압해 가고, 반란군에 가담하고 있던 그리고리는 악시냐를 데리고 피난민 무리에 섞여서 도망치다가 노보로시스크에서 궁지에 몰리자 항복하고 적군에서 일하게 된다.

피난하는 도중에 장티푸스에 걸려 타타르인의 부락으로 돌아가 있던 악시냐 곁으로 적군에서 제대한 그리고리가 돌아온다. 그러나 예전에 했던 반혁명 행위 때문에 체포될 위기에 처하자 하는 수 없이 도망쳐 비적단에 가담해 다시금 적군과 싸우게 된다.

하지만 비적단은 도의적으로도 피폐해진 상태였기 때문에 이를 견디지 못한 그리고리는 탈주해서 악시냐와 둘이서 새로운 땅을 찾아 도망치기로 한다. 두 사람은 밤의 어둠 속으로 말을 달려 도망치다가 적군에게 발각되어 일제 사격을 당하게 되고, 그때 악시냐가 목숨을 잃는다. 살아갈 희망을 잃은 그리고리는 각지를 방랑한 끝에 심신이 지칠 대로 지쳐 버린 상태가 되어 돈 지방으로 돌아간다. 동란 속에서 아버지와 어머니, 형과 형수, 아내, 딸까지 모두 죽고 그에게 남겨진 것은 이제 어린 아들뿐이었다.각주1)

역사의 폭풍 속에 말려든 비극적 인간

그리고리 멜레호프는 혁명과 내전의 폭풍에 휘말려 끝내는 파멸에 이를 수밖에 없었던 비극적인 인물이다. 씩씩한 생명력과 강한 정의감을 가진 그는 마음먹은 일이 있으면 그것만을 향해 매진하는 인간이다. 옆집에 사는 유부녀 악시냐와의 사랑에서도 그는 자신의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고 끝없이 빠져든다. 바람을 피우는 것에 대해서는 관대해도 가정을 버리는 일은 용납하지 않는 코사크 사회의 규칙을 거스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는 자기 감정에 충실하게 살려고 한다. 이런 성격이 혁명 속에서 점차 그를 비극으로 몰고 갔던 것이다.

봉건적인 코사크 사회의 인간이면서도 혁명과 함께 그가 적군에 가담한 것은 전쟁에 대한 소박한 부정과 정부에 대한 증오 때문이다. 그런 그가 적군의 전열에서 이탈한 가장 큰 이유는 적군 대장의 오만함에 대한 인간적인 반감과 포로인 백군 장교를 재판도 없이 학살한 것에 대한 분노, 그리고 인민의 편에 서야 할 적군 안에 있는 불량 분자들의 폭행과 약탈 행위를 목격한 뒤에 생긴 불신감이었다. 마찬가지 이유로 그리고리는 백군도 옳다고 인정할 수가 없었다. 적대하는 두 진영 사이에 서서 그 어느 쪽도 정의가 될 수 없다고 판단한 그는 어느새 운명이 희롱하는 대로 양쪽 진영 사이를 왔다 갔다 하게 된 것이다.

아내인 나탈랴와 두 자식을 나름대로 사랑하고 있었지만, 자신의 모든 것을 가족에게 걸 수가 없었다. 마지막까지 그가 자신의 모든 것을 걸었던 대상은 바로 악시냐였던 것이다.

작품 속의 명문장

“가축에게 짓밟힌 보리도 얼마 있으면 다시 일어선다. 이슬을 맞고 햇빛을 쬐면서 대지에 밟혔던 줄기가 일어난다. 처음에는 너무 무거운 짐을 진 사람처럼 축 처져 있지만 이윽고 똑바로 서서 고개를 든다. 태양은 다시 전과 같이 빛의 비를 뿌리고, 바람도 전처럼 살랑살랑 불어온다······.” - 『고요한 돈 강』

미하일 숄로호프(Mikhail Aleksandrovich Sholokhov)
소련의 소설가 미하일 알렉산드로비치 숄로호프(Mikhail Aleksandrovich Sholokhov, 1905~1984)는 돈 강 강변의 카자크 마을인 뵤셴스카야에서 1905년에 태어났다. 혁명과 내전 때문에 중학교 4학년까지밖에 다니지 못했지만, 1920년에 돈 지방에 소비에트 정권이 들어서자 식량조달위원회의 일원으로 책무가 무거운 일을 하게 되었다. 그 무렵 아직 내전의 여파가 돈 지방을 뒤흔들고 있었기 때문에 그도 몇 번 토벌대에 가담하는 한편, 문화 활동에 참가하면서 직접 단편을 쓰기 시작해 『검은 사마귀점』(1924)으로 문단에 데뷔했다.

그로부터 2년 동안 그는 『목동』, 『망아지』, 『남보랏빛 광야』 등 24편의 단편과 중편 『길』을 썼고, 이 작품들은 『돈 지방 이야기』(1925), 『남보랏빛 광야』(1926)에 수록되었다. 이 단편들은 모두 골육 상쟁의 혁명과 내전 무렵의 비극을 주제로 한 이야기들인데, 여기서 다루었던 작품 세계를 확대해 역사적인 긴 전망과 함께 돈 카자크각주1) 라는 특수한 계층의 운명에 의미를 두고 그 성격을 밝히려고 한 대하소설이 『고요한 돈 강』이다. 1928년에 제1부가 발표되고 1940년에 제4부가 완결된 이 작품은 소비에트 문학의 최고 걸작 가운데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그는 다시 두 번째 장편인 『개척되는 처녀지』 제1부를 1932년에 발표했다. 1932년 이후로 줄곧 공산당원이었던 그는 종종 체제의 대변인과 같은 발언을 하여 자유파 문학자들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했다. 1965년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미하일 숄로호프
        

Тихий Дон And Quiet Flows The Don 고요한 돈강 Part 1 & 2 (19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