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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지기칼럼

햇볕을 가리지 말게

by 이덕휴-dhleepaul 2019. 10. 5.


햇볕을 가리지 말게


한때 해적에게 붙잡혀 노예로 팔리기도 했던 그리스의 위대한 철학자가 있었습니다. 그의 이름은 ‘디오게네스’이며, 그리스의 코린토스란 도시 국가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그에게 어느 날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바로 그리스 전역을 점령하고 코린토스를 찾은 대왕 ‘알렉산더’였습니다.


알렉산더 대왕은 코린토스에 오자마자 유명한 철학자인 ‘디오게네스’를 보고 싶어했습니다. 사람을 시켜 몇 번을 초청했으나 디오게네스는 만나주질 않았습니다. 결국 알렉산더 대왕은 오만한 철학자를 직접 만나러 길을 나섰습니다.


한 골목길에서 만난 디오게네스는 둥그런 나무통 안에 앉아 일광욕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와 이야기를 나누던 알렉산더가 물었습니다.


“내가 지금 당신을 위해 해줄 수 있는 일이 없을까? 당신도 알겠지만 나는 당신이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들어줄 수 있는데 말이야.”


디오게네스는 답했습니다.


“아, 그러시다면 제발 몸을 좀 비키셔서 폐하의 그림자를 치워주시겠습니까? 해와 저 사이를 가리고 있는 폐하의 그림자 말입니다.”


- 디오게네스 -


출생?, 파플리고니아 시노페
사망BC 320경
국적 그리스

요약 금욕적 자족을 강조하고 향락을 거부하는 견유학파의 생활방식을 처음 시작한 인물로 여겨진다. 디오게네스는 일관된 사고체계보다는 인격적 본보기를 보임으로써 견유학파의 철학을 전파한 것 같다. 디오게네스의 유실된 저작으로 자연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무정부주의적 유토피아를 그린 〈공화국〉이 있다.
디오게네스가 내세운 삶의 첫번째 행동강령은 행복에 필요한 모든 것을 자기 내부에서 찾는 능력, 곧 자족이다. 2번째 강령인 '자긍심'은 '그 자체로 해롭지 않은 행동이라 해도 모든 상황에서 허용될 수는 없다'는 인습을 무시할 필요가 있음을 의미한다. 이밖에도 디오게네스는 악과 기만을 폭로하고 개혁을 감행하는 비타협적 열정, 즉 '과단성'을 덧붙인다. 마지막 강령인 도덕적 탁월성은 조직훈련이나 금욕생활을 통해 얻을 수 있다.

                     

 

디오게네스의 등불                                                                                                                                        

 

 

어느 날 어떤 젊은이가 그리스의 철학자 디오게네스에게 다가와 간청했다.

 

“선생님! 저를 제발 제자로 삼아주십시오.”

그러자 디오게네스는 다랑어 한 마리를 그에게 주며 말했다.

“이것을 가지고 내 뒤를 따라 오게나.”

이를 창피하게 여긴 젊은이는 그만 다랑어를 내던져 버리고 도망쳐 버렸다.

그런지 얼마 후, 길에서 우연히 그 젊은이와 마주쳤다.

그때 디오게네스는 웃으면서 말을 걸었다.

“어이, 젊은이!~ 자네와 나와의 우정은 다랑어 한 마리 때문에 깨졌었지?!”

 

하루는 제자가 찾아와 넋두리를 늘어놨다.

“선생님! 저는 철학을 하기에 적당치 않은 사람 같습니다.”

그러자, 디오게네스가 나무랐다.

“착하게 사는 문제를 생각하지 않으려면 도대체 자네는 무엇 때문에 사는 건가?!”

 

어느 날 디오게네스는 청중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의사나 철학가를 보면 인간만큼 현명한 자는 없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명성이나 부를 자랑하는 의사나 점쟁이들을 보면 인간만큼 어리석은 자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또 하루는 다른 제자가 물었다.

“선생님께서는 철학으로부터 무엇을 얻으셨습니까?”

그러자 그는 낮은 목소리로 답변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어쨌든 어떤 운명이라도 헤쳐 나갈 마음가짐이 되어있다는 것일세!”

 

하루는 디오게네스가 대낮에 등불을 켜들고 무엇인가 열심히 찾으면서 거리를 돌아다녔다.

 

그를 본 제자 한 사람이 물었다.

“선생님 무엇을 그리 찾고 계십니까?”

“사람을 찾고 있다네!~”

“인적이 드문 깊은 산중도 아니고, 이렇게 사람이 많은 번화가에서 사람을 찾다니요?”

의아해 하는 제자에게 그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은 많아도 정직하고 믿을 만한 사람은 드무네. 나는 참사람을 찾는 것일세!”

 

우리는 일생을 살아가면서 수없이 많은 사람과 만나고 함께 지내게 된다.

그러나 마음을 터놓고 정을 나누며 인생을 얘기할 수 있는

참다운 사람을 만나기란 분명 쉽지 않다.

 

어쩌다 친한 사이가 되었더라도

너와 나를 구별하지 않아도 될 아주 가까운 사이가 되기는 매우 어렵다.

그러기에 살아가는 동안 서로의 관계를 따지지 않아도 좋을

정말 친한 사람 셋만 있어도 그는 성공한 인생이라고 한다.

 

모래알같이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마음 맞는 친구나 선후배,

존경하는 선생과 사랑하는 제자로서의 인연을 맺기란 정말 어려운가 보다.

 

무엇보다 참사람을 얻기 위해서는

자신이 먼저 진실한 사람이 되어야할 것이다.

견유학파의 생활방식을 처음 시작한 인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디오게네스 자신은 안티스테네스의 영향을 받았다고 하였고 실제로도 안티스테네스의 여러 저작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디오게네스는 일관된 사고체계보다는 인격적 본보기를 보임으로써 견유학파의 철학을 전파한 것 같다. 그의 추종자들은 도덕의 파수꾼으로 자처했다.

디오게네스는 많은 날조된 이야기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그중에는 그가 노예로 팔려갔는데, 사람을 다스리는 일이 자신의 본업이라고 주장함으로써 주인의 아들들을 가르치는 가정교사가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또 대낮에도 등불을 켜고 다니면서 정직한 사람을 찾았다는 유명한 일화도 전해진다.

그가 아버지와 함께 시노페에서 강제추방당한 것은 거의 확실한 듯하다.

그는 아테네에 도착하기 전에 이미 금욕생활(asceticism:그리스어로 askesis는 '훈련'을 뜻함)을 해왔던 것 같다. 아리스토텔레스가 그를 가리켜 아테네의 유명인사라고 말한 바 있듯이, 디오게네스는 극단의 반인습주의를 실천하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사명을 '현행 통화(通貨)의 폐지'에서 찾았는데, 이 말은 '가짜 돈이 유통되지 못하게 하는 것'을 뜻하는 것 같다.

즉, 그는 대부분의 인습과 믿음이 잘못된 것임을 밝히려 했고, 사람들이 단순한 자연생활로 돌아갈 것을 요구했다.

단순한 생활이란 사치를 멀리한다는 뜻뿐만 아니라 조직화한 '인습적' 공동체의 법과 관습을 무시한다는 뜻도 포함되어 있다. 그는 가족이라는 제도를 부자연스러운 것으로 보았으며, 남녀가 자유로이 성관계를 갖고 어린이가 모든 이의 공동보호를 받는 자연상태를 주장했다. 비록 자신은 가난하게 살면서 공공건물에서 자고 음식을 구걸했지만, 모든 사람이 자기와 똑같은 방식으로 살아야 한다고 주장하지는 않았으며 단지 어려운 처지에서도 행복과 자립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려 했다.

디오게네스가 내세운 삶의 첫번째 행동강령은 행복에 필요한 모든 것을 자기 내부에서 찾는 능력, 곧 자족이다. 2번째 강령인 '자긍심'은 '그 자체로 해롭지 않은 행동이라 해도 모든 상황에서 허용될 수는 없다'는 인습을 무시할 필요가 있음을 의미한다. 이밖에도 디오게네스는 악과 기만을 폭로하고 개혁을 감행하는 비타협적 열정, 즉 '과단성'을 덧붙인다.

마지막 강령인 도덕적 탁월성은 조직훈련이나 금욕생활을 통해 얻을 수 있다.

디오게네스의 유실된 저작으로는 대화와 희곡들, '자연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무정부주의적 유토피아를 그린 〈공화국 Republic〉 등이 있다. R. 회이스타드는 〈견유학파 영웅과 견유학파 왕 Cynic Hero and Cynic King〉(1949)에서 디오게네스의 삶과 철학을 서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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