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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방

아이 엠 샘

by 이덕휴-dhleepaul 2021. 10. 17.


아이 엠 샘
감독제시 넬슨출연숀 펜, 미쉘 파이퍼개봉2001 미국



 샘은 스타벅스 커피숍에서 간단한 정리와 인사를 맡고 있다. 샘의 꿈은 승진 하여 직접 커피를 만드는 것이다. 샘은 지적장애가 있는데 아직 커피 만드는 기술은 배우지 못한 것을 봤을 때, 직장에서 감독 하에 기능할 수 있는 정도의 ‘중도 정신지체’ 장애를 가졌다. 하지만 일상생활 관련 ‘실제적 적응행동’은 잘 하고, 특유의 쾌활한 성격으로 사회성이나 의사소통 면에서는 큰 어려움이 없어 보이기에 직업기술 면에서 ‘제한적 지원’이 있다면 커리어영역에서 발전 가능성이 보인다.


샘에게는 딸 루시가 있다. 루시의 엄마인 레베카는 딸을 낳고, 무책임하게 도망쳐버린다. 그건 아마 루시가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몰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의 오해와 달리 지적장애는 유전이 되지 않는데, 이는 루시를 보면 알 수 있다. 루시는 영리하고, 친구들의 아빠와는 다른 샘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이해하는 모습을 보이며, 오히려 또래보다 성숙하기까지 하다.






그리고 샘에게는 소중한 친구들이 있는데 모두 평균 이하의 지능을 가졌고, 적응행동상의 결함이 있지만 각자 저마다의 개성과 캐릭터가 있다. 그런 그들이 같은 취미를 공유하며 서로 어울리고, 루시가 태어난 후로는 루시를 친딸처럼 걱정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또 샘의 옆집에 사는 애니 아줌마는 밖에 나가는 것을 두려워하는 외출공포증을 가졌지만 샘이 갓난아기인 루시를 데리고 찾아갔을 때, 아이를 어떻게 다뤄야하는지 조언을 해주는 따뜻한 마음을 가졌다. 이처럼 샘은 친구들과 이웃 아줌마의 도움으로 딸 루시를 건강하게 키운다.




(스포) 그런데 문제는 루시가 7살이 되던 해 발생한다. 과연 7살 정도의 지능을 가진 샘이 앞으로도 딸을 잘 양육할 능력이 있냐는 것이다. 어쩌면 루시가 샘의 지능을 넘어서는 때가 샘의 인생에서는 큰 전환기라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는 샘이 루시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책들을 읽어주었다면 이제는 샘이 스스로의 한계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좀 더 어려운 책들을 읽어주어야 한다. 그런데 샘은 루시에게 동화책을 읽어줄 때 몇몇 단어를 읽지 못한다. ‘개념적 적응행동’ 중 언어영역에서 읽기에 어려움이 있는 것이다. 샘은 추상적인 개념보다 실생활에 익숙한 음식과 관련된 책을 흥미롭게 느끼는데 루시는 현재 그것보다 더 많은 것들을 배워야할 시기이다.


루시의 성장을 걱정하는 보건당국은 루시를 시설로 옮기려고 한다. 샘은 보건당국의 제안을 받고는 피해의식에 사로잡힌다. 샘은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사회적 적응행동’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모습을 보인다. 샘의 자존감은 낮아지고 친구들과도 예전처럼 편하게 어울리지 못한다. 특히 샘이 변화를 시도하고자 루시와 새로운 식당에 갔는데 바뀐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신이 예전에 가던 식당에서 시켜먹던 음식만을 달라고 고집을 부리는 모습은 샘의 적응행동능력이 떨어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샘은 아이가 떼쓰는 것처럼 큰 목소리로 똑같은 말만 반복해 루시를 당황스럽게 하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피해를 준다.


결국 샘은 루시와 주 2회의 만남만 허락받는다. 루시를 빼앗긴 샘은 분노를 주체하지 못한다. 그로인해 그의 일상도 흐트러지기 시작한다. 영화의 초반부에 커피숍 손님들에게 ‘좋은 커피를 시키셨군요!’하며 쾌활하게 인사를 건내던 샘은 온데간데없고, 루시를 만날 생각에 시간을 시도 때도 없이 시계를 확인하다가 커피를 엎어버리는 사고를 친다.


물론 샘의 입장에서는 보건당국의 조치가 가혹하다고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보건당국의 조치에도 동의하게 된다. 왜냐햐면 루시와 같이 발달기의 아이는 적절한 자극이 주어지는 환경에 노출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경도 지적장애가 생기는 원인으로 환경적 요인도 있는데, 지적장애가 자식에게 유전되지는 않지만 그 자녀가 자라는 환경이 교육적으로 열악할 확률은 높다. 실례로 루시는 아빠보다 더 많이 아는 것이 싫어서 읽을 수 있는 단어도 못 읽는다고 거짓말을 한다. 이렇게 아이에게 낮은 학습 동기가 지속되면 스스로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도 하고자 하는 의욕을 상실한 ‘학습된 무기력’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를 해야한다.


한편, 영화의 후반부에는 샘을 변호하는 리타라는 유명 변호사가 등장한다. 리타는 장애는 없지만 가정문제로 인한 스트레스로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할 법한 인물이다. 리타는 사회에서는 엘리트이지만 사람들에게 화를 잘 내 인간관계는 엉망이다. 아들과 애착관계가 잘 형성되지 않아 힘들어하는 리타는 그 상황을 술로 잊으려한다. 그랬던 그녀가 딸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는 샘을 보며 점점 부모의 자식에 대한 무한한 사랑이 얼마나 위대하고 아름다운지 깨달아간다.


결국 샘은 재판에서 지고, 루시는 좋은 양부모에게 입양된다. 하지만 샘은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자신의 일상을 가꾸어 간다. 커피숍을 그만 두고, 개를 산책시키는 아르바이트를 새로 시작한다. 이 또한 특별한 기술이 필요 없는 일이지만 샘은 그 자체를 즐기게 된다. 그리고 우연히 루시가 사는 곳 옆으로 이사 오게 되어 다시 루시와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 이렇듯 샘은 자신의 삶을 재조정하며 어려움들을 극복해가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영화는 또래들과 함께 축구경기에 참가한 루시를 샘과 친구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응원한다는 해피엔딩으로 끝이 난다.




영화 <아이 엠 샘>이 지적장애를 가진 주인공 샘을 통해 전달하려고 하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영화 속 인물들은 모두 저마다의 상처와 약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약점들은 비교하여 우위를 가릴 대상이 아니라 서로 보듬어주고 보완해주어야 함을 영화는 샘과 그의 이웃들을 통해 말하고 있다. 지적장애 또한 단순히 개인의 내적인 문제로 치부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갖고 지원해야할 사회문화적인 문제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함을 다시 한 번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 참고자료
이소현, 박은혜 공저, 2013, <특수아동교육>, 학지사
[출처] [영화] 아이 엠 샘 - 영화로 보는 ‘지적장애’ |작성자 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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