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심을 버려라 라는 말은 출애굽기 십계명의 열 번째 계명이다.
이 탐심의 발로는 바로 우리의 이웃에 있다. 이웃집 것은 무조건 좋다. 좋은 것이 아니라 욕심이다. 탐심이라는 것이다.
탐심은 무엇이냐? 내 것이 아니 바로 옆엣 것을 내 안에 두고자 하는 것이다. 이웃집 아내, 그의 남종이나 여종 그리고 이웃집의 재물 등을 탐내는 것이다 멀리 있는 것을 탐내는 것은 큰 도적이요, 가까이 있는 것을 탐내는 것은 좀도둑이다. 옛말에 바늘도둑이 소도둑된다는 말이 있다. 이제 본문을 보면서 성경이 가르치는 탐심이 무엇이며 그 내용을 자세히 적어 놓은 것이 있어서 여기에 옮겨본다.
은을 사랑하는 자는 은으로 만족함이 없고 풍부를 사랑하는
자는 소득으로 만족함이 없나니 이것도 헛되도다
(전도서 5:10)
존 러스킨은 “돈이 말하면 진리는 침묵한다”고 하였다. 돈을 소유하고 있으면 돈이 큰소리치기 마련이다. 돈은 바닷물과 같아서 그것을 마시면 마실수록 목이 더 탄다. 돈을 다스리지 못하면 돈이 우리를 지배하는 나쁜 주인이 된다. 돈을 사랑치 말라는 것은(히 13:5) 돈을 맘몬으로 섬기지 말라는 뜻이다. 돈에 대한 욕심을 다스리지 못할 때 돈은 사람을 먹어치우고 생명을 말려버린다. 돈이 주인이 될 때 그것은 인격적, 영적, 신적인 세력으로서 인간을 지배하고 다스리는 맘몬이 되는 것이다. 돈을 쓸 줄 모르는 사람에게는 돈이 인생의 가장 무거운 짐이 된다.
캘빈 밀러는 돈 때문에 비참하게 된 그의 친구 이야기를 했다. 그의 동창 중 한 사람은 대학 졸업 후 굴지의 기업으로부터 스카웃 제의를 뿌리치고 작은 세탁소를 차렸다. 너덜너덜한 옷들을 수거하여 깨끗하게 세탁한 뒤 풀을 먹여 아주 새것같이 만들어 배달해 주었다. 그의 성실성과 근면성에 사람들은 존경심을 가질 정도였다. 그는 다른 일에도 손을 댔는데 이것 저것 하는 일마다 성공하여 상당한 돈을 벌었고 나중에는 부동산에 손을 댔고 자기 회사의 주가도 폭등하여 백만장자가 되었다. 처음 작은 세탁소를 시작할 때에는 정직하게 일한 대가로 거두어들이는 이익과 보람에만 만족하던 그가 재물이 쌓이면서부터는 원하는 것을 손에 넣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그런 사람으로 변해 버리고 말았다. 그에 대한 존경심도 사라졌다. 어느날 그는 외진 밀밭에서 변사체로 발견되었다. 그가 오랫동안 거래해 오던 마피아 조직에 의해 살해되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사탄은 인간을 돈이 깔려 있는 황금 길에 들어서도록 꾀어서는 재물에 대한 욕망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려고 갖은 애를 다 쓴다. 사람들이 자기를 사랑하고 돈을 사랑하는 때는 진리의 가치가 돈보다 떨어지는 때이다. 인생의 가치를 어디에 두고 살았느냐에 대하여 우리는 그리스도의 심판대에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오늘 본문의 말씀은 재물에 대하여 아주 중요한 교훈을 주고 있다.
첫째, 은을 사랑하는 자는 은으로 만족함이 없다. 많이 가질수록 더 많은 것을 원하게 되니 아무리 돈이 많아도 사람은 그 돈 때문에 만족을 느끼지는 못한다. 돈으로 세상 모든 것을 다 살 수 있다 하더라도 마음의 자유와 평안은 살 수 없고 천국도 돈으로 갈 수 있는 세계가 아니다. 자신의 거대한 농장을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돈을 나누어 주었던 톨스토이는 “아, 돈! 이 돈 때문에 얼마나 많은 슬픔이 일어나고 있는가!” 하고 탄식하였다.
둘째, 풍부를 사랑하는 자는 소득으로 만족함이 없다. 앞에서는 많이 가질수록 더 많은 것을 원한다고 했는데 여기서는 많이 가질수록 더 만족을 얻지 못한다. 돈이 많을수록 만족도가 더 떨어진다는 것은 돈만이 가지는 아이러니이다. 돈 많은 부자가 만족하며 행복하게 살았다는 말은 별로 들어보지 못했다. 1977년 세상을 떠난 하워드 휴즈는 20억불이 넘는 재산을 가졌지만 그 재산 때문에 만족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의 생애 마지막 10년은 더더욱 불행하고 비참했다. 정신적인 고독과 공허감을 달래려고 방탕한 생활을 한 결과로 얻은 병 때문에 외롭게 몸져 누웠을 때 그 주위에는 그의 재산을 탐하고 노리는 자들만 모여들었다. 결국 그는 사람을 믿지 못하여 홀로 유폐된 한적한 곳에서 지내다 보니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해 영양실조로 죽었다. 그는 10년 동안 외부인과 일체의 접촉을 끊었고 유령과 같이 밀폐된 생활을 하다가 죽었는데 누구하나 슬퍼하며 울어주는 자가 없었다. 헐리우드 여배우들과 끊임없이 염문을 뿌렸으나 죽음이 임박했을 때는 그의 곁에는 아내도, 자녀도 없었다. 돈이 있어도 만족하지 못하는 부자들을 보면서 돈이 행복의 조건이 될 수 없음을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셋째, 재산이 더하면 먹는 자도 더한다. 많이 가질수록 달라는 사람이 더 많아지게 마련이다. 어느 부자 교회에서는 구걸하러 오는 사람들이 하도 많아 일괄적으로 10만원권을 봉투에 넣어 주고 있다고 한다. 아프리카 선교사가 그 10만원을 받아들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는 것은 보지 않아도 짐작이 간다. 수십만 명의 영혼들을 구원하기 위한 그의 선교열정에 비해 10만원은 1원어치의 영적 가치도 되지 않았던 것이다. 돈 많은 부자에게 뜯어먹으려고 달려드는 자가 많다는 것은 부자된 값을 치르는 것이다. 복권에 당첨된 사람이 돈 달라는 사람들 때문에 시달려서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는 크나큰 고통을 겪었다는 이야기도 부자들이 당하는 슬픔의 일면이다.
넷째, 소유주는 눈으로 보는 것 외에는 유익이 없다. 어리석은 부자처럼 쌓이는 재물을 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나날이 늘어나는 재산을 보는 재미로 사는 사람들이 많다. 돈은 정함이 없는 불안한 가치이다. 그것이 우리 영혼에게 보장해 주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사회의 전반적인 실권을 장악하고 있던 교황 이노센트가 “‘내게 은과 금은 없으나’ 하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 우리는 은과 금이 많다”고 하자 곁에 있던 토마스 아퀴나스가 “교황 폐하, 옳은 말씀입니다. 그러나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걸으라’ 하던 시대도 이미 지나가 버렸습니다” 하고 말했다고 한다. 아무리 금과 은을 많이 쌓아 두어도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주는 능력을 상실한다면 그 금과 은은 아무 유익이 없다.
다섯째, 노동자는 먹는 것이 많든 적든 잠을 달게 자지만 부자는 배부름으로 자지 못한다. 고달프게 일하는 노동자에게 잠은 하늘이 내린 축복이다. 그러나 부자는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밤이 많다. 물론 과식으로 편안한 잠을 자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본문의 의미는 재산을 많이 가진 것 때문에 잠을 자지 못하는 것이다. 많이 가질수록 걱정거리가 많은 법이다. 돈은 벌기도 힘들지만 돈을 지키기는 더더욱 어렵다. 부자는 돈을 더 많이 버는 일에 골몰하게 되고 돈을 관리하고 지키는 일에도 많은 신경을 쓴다. 하루종일 돈 문제만 생각하다 보면 스트레스가 쌓이고 마음에 평안도 없고 즐거움보다 오히려 번민이 많아 불면증에 시달리기 일쑤이다. 돈이 인간을 잠못들게 하는 것이다.
여섯째, 소유주가 재물을 자기에게 해가 되도록 지키는 것은 큰 폐단이다. 많이 가질수록 돈에 더 많이 집착하기 때문에 결국 돈 때문에 망하는 일이 생긴다. 자기가 가진 돈을 지키려다가 목숨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세상에서 돈 때문에 망하고 죽은 사람이 전쟁이나 질병으로 죽은 사람보다 훨씬 더 많다. 존 웨슬리는 이렇게 말하였다. “돈은 결코 나와 함께 머물지 않는다. 만약 돈이 나와 함께 머문다면 그것은 나를 태워버릴 것이다. 나는 가능한 빨리 내 손에서 그것을 던져버린다. 그것이 내 마음속으로 들어오는 길을 찾지 못하도록 말이다.” 웨슬리는 돈을 지키고 있는 동안 자신의 공력이 타버릴 것을 우려했다. 자기가 가진 카드를 제일 먼저 다 없애버리는 사람이 이기는 카드게임에서처럼 물질을 자기 손에서 빨리 없애는 사람이 천국에 보화를 쌓는 진정한 부자요 승자이다. 우리가 죽을 때 남아 있는 물질은 허무하게 타버릴 것이다. 카드를 들고 죽는 사람이나 물질을 들고 죽는 사람은 같은 부류의 사람을 가리킨다.
일곱째, 재물이 재난으로 없어질 때 아무것도 손에 남는 것이 없다. 정함이 없는 재물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 대기업들이 파산하여 무너지는 것을 수없이 보아오지 않았는가? 이것은 세상에 쌓아 둔 재물이 안전하지 않다는 뜻이다. 좀이나 동록이 쓸고 도적이 구멍을 뚫을 가능성이 상존한다. 일순간에 불행이 닥쳐 부자가 재산을 다 잃고 자식이 있어도 물려줄 재산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많이 가질수록 더 많은 것을 잃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여덟째, 모태에서 나올 때 아무것도 가져온 것이 없으니 아무리 수고하여 얻은 것이라 하더라도 죽을 때 가져가지 못한다. 많이 가질수록 더 많이 두고 떠나야 한다. 죽을 때 가져가지 못하는 재산을 지키느라 일평생 자기 영혼을 돌보지 않다가 지옥에 가서 처절한 고통과 가난 속에서 영원한 형벌을 받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짓이다. 땅의 보물은 하늘에 있는 참된 보화의 그림자에 불과하다. 실체를 보지 못하고 한평생 그림자만 쫓아다니다가 허무하게 인생을 마친다면 얼마나 억울한 일인가?
무엇이든지 하나님께 드리기만 하면 영원한 것으로 변한다. 보잘것없는 세상 물질이라도 주님의 손을 거치면 가난한 자를 돕고 영혼들을 구원하는 값진 보물로 바뀌는 것이다. 평생 자기가 수고한 것을 잃지 않고 사후세계까지 가져갈 수 있는 길은 하늘에 보물을 쌓는 것이라고 주님께서 가르쳐 주셨다(마 6:19-21). 우리가 천국 본향에 이르렀을 때 우리가 이 땅에서 미리 보낸 보물들이 우리를 기다릴 것이다. 지혜로운 청지기라면 최상의 길을 선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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