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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법철학

몽테스키외의 <법의 정신>

by 이덕휴-dhleepaul 2023. 4. 18.

몽테스키외의 <법의 정신>은 근대 헌법의 단초인 삼권 분립을 최초로 언급하고, 주권 행사 방식에 따라 정부 형태를 나눔으로써 정치 이론사의 기반을 마련한 선구적인 저작이다. 몽테스키외는 정치적 자유와 함께 시민적 자유를 확립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을 검토함으로써 법과 정체의 관계, 법의 본질과 원리를 밝혔다.

Montesquieu의 법철학 정신은, "법칙은 사물의 본성에서 파생되는 필연적 과계"라고 했다. -Tom 1 -

 

1. 정치체제를 뒤흔든《법의 정신》
스코틀랜드의 철학자 데이비드 흄David Hume은 몽테스키외의《법의 정신》을 모든 시대에 걸쳐 칭송받을 책이라고 격찬했고, 스위스의 과학자 샤를 보네Charles Bonnet는 뉴턴이 물리세계의 법칙을 발견했듯 몽테스키외는 정신세계의 법칙을 발견했다고 평가했다. 사상 통제가 심했던 프랑스를 피해 스위스에서 익명으로 출판된 이 책은 2년 동안 22쇄를 찍을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로마 가톨릭 교회는 모든 국가에 적합한 정치나 법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과 그리스도교를 여타의 종교와 동격에 두는 관점을 문제 삼아 금서로 지정하기도 했다.
근대 헌법의 단초인 삼권 분립을 최초로 언급하고, 주권 행사 방식에 따라 정부 형태를 나눔으로써 정치 이론사의 기반을 마련한 이 선구적 저작은 고대 그리스에서 영국의 의회정치에 이르기까지 여러 나라와 역사를 넘나드는 광범위한 주제와 난해한 구성 때문에 독자들이 접근하기가 쉽지 않았다. 책세상에서 나온《법의 정신》(책세상문고?고전의 세계 057)은 법 일반의 정의와 정체의 구분, 권력 분립론 등 몽테스키외의 정치 · 사회사상 체계를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제1부(제1편∼제3편)와 제2부(제11편 제6장)를 선별해 옮겼다. 옮긴이 고봉만(충북대 불문과)은 해제를 통해 난해한 저작의 핵심 내용을 쉽게 정리하고 이 책의 한계와 의의를 아울러 보여준다. 권말에는 원서의 차례를 실어 전체 저작의 체계를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일련의 논의를 통해 몽테스키외가 추구한 것은 결국 정치적 자유였다. 힘겹게 쟁취한 민주주의하에서 정치적 자유가 오히려 무관심으로 인해 변질되어가는 오늘날 그의 주장이 여전한 생명력을 가지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2. 정체의 구분과 권력의 분립
《법의 정신 또는 각 정체의 구성, 풍습, 기후, 종교, 상업 등과 맺는 관계에 대하여De l’esprit des lois, ou du rapport que les lois doivent avoir avec la constitution de chaque gouvernement, les moeurs, le climat, la religion, le commerce, etc.》는 긴 제목만큼이나 방대한 주제를 다룬다. 18세기 프랑스의 전제적인 군주 정체의 폐단을 감지한 몽테스키외는 어떤 정치체제에서 진정한 자유가 추구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고대부터 근세까지 세계 각국의 법률, 제도, 정치 형태, 기후, 지리, 종교, 토질, 인구 등을 비교하고, 정치체제의 원칙과 본질을 탐구하며, 물질적 · 환경적 요인이 정치 · 사회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적으로 고찰한다. 이 책에서 발췌한 부분에서는 먼저 법 일반에 대해 서술하고 공화 정체, 군주 정체, 전제 정체의 세 가지 정치체제와 법의 관계를 논한 다음 권력 분립론을 구체화한다. 몽테스키외는 법의 정신을 결정짓는 요소로 자연법, 실정법, 국가의 정신, 정체의 원리를 꼽고 이 요소 간의 상호작용을 살피는 한편, 권력이 행사되는 방식에 따라 정체 형태를 구분하고, 권력의 독단을 막기 위해 입법 · 행정 · 사법의 상호 견제를 추구함으로써 법과 정치의 본질에 접근하고 있다.

3.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법의 정신》의 중심에 놓인 것은 정치적 자유다. 몽테스키외는 프랑스의 전제 정체를 비판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정치적 자유와 함께 시민적 자유를 확립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을 검토함으로써 법과 정체의 관계, 법의 본질과 원리를 밝혔다. 특히 이 책의 일러두기에서 그가 도덕적 덕성이나 기독교적 덕성과 다른 ‘정치적 덕성’을 요청하고 있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조국과 평등에 대한 사랑이라는 말로도 표현되는 이 개념은 권력이 모든 사람에게 있다는 사실을 전제하고 있다. 또한 이 책은 개개인에게 이러한 정치적 덕성이 부재할 경우 민주정이 부패하게 된다는 사실을 암시하기도 한다. 이러한 논의는 프랑스혁명과 미국 독립혁명에 영향을 미쳐 민주 정체와 시민정신의 발전에 공헌했을 뿐 아니라 오늘날 부패해가는 민주주의를 미리 경계하고 있어 더욱 큰 경고문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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