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고네
목차
- 오이디푸스의 딸, 안티고네
- 에테오클레스와 폴리네이케스의 권력 투쟁
- 그리스 신화 최고의 예언가, 테이레시아스
- 일곱 영웅으로 이루어진 아르고스 군의 총공격
- 카파네우스, 히포메돈, 파르테노파이오스, 티데우스의 전사
- 에테오클레스와 폴리네이케스의 일대일 결투
- 형제에게 저주를 내리는 오이디푸스
- 테베의 승리와 크레온의 포고령
- 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
오이디푸스의 딸, 안티고네
안티고네는 오이디푸스의 큰딸이다. 테베의 왕자 오이디푸스는 태어나자마자 끔찍한 신탁 때문에 친부모로부터 버림받아 자식이 없던 코린토스의 왕 폴리보스(Polybos) 왕의 아들로 자라난다. 장성한 그는 어렸을 적부터 계속해서 자신을 찰거머리처럼 따라다니는 신탁에서 벗어나 보려고 방랑하다가 자신도 모르게 친아버지 라이오스(Laios)를 만나 다투다가 그를 죽인다.
이어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를 풀고 테베의 왕이 된 후 테베의 왕비이자 어머니였던 이오카스테(Iokaste)와 결혼한다. 그는 어머니 이오카스테와의 사이에 폴리네이케스(Polyneikes)와 에테오클레스(Eteokles), 안티고네(Antigone)와 이스메네(Ismene) 등 2남 2녀를 낳는다. 나중에 천인공노할 사실이 밝혀지자 어머니 이오카스테는 자살하고, 오이디푸스는 어머니의 시신에서 옷을 고정하는 핀을 뽑아 두 눈을 찔러 실명시킨다.
오이디푸스와 이오카스테의 딸. 또한 오이디푸스의 여동생이기도 하다. 쌍둥이 폴리네이케스와 에테오클레스의 여동생이자 쌍둥이 동생 이스메네의 언니이다.
안티고네는 "꺾이지 않는"/ "거슬러 걷는 자"라는 뜻이다.[1]
여동생 이스메네[2]와 함께, 장님이 되어 테베에서 쫓겨난 아버지 오이디푸스의 길안내를 하며 이리저리 떠돌다가, 아버지가 죽은 뒤 테베로 돌아온다. 돌아간 그곳에서는 두 오빠인 폴리네이케스와 에테오클레스가 왕위를 놓고 싸우는 중이었고, 안티고네는 이 둘을 화해시키려고 하지만 그 둘은 그녀의 말을 듣지 않고 서로를 죽이게 된다. 결국 왕위는 그녀의 외삼촌인 크레온에게 돌아간다.
크레온은 에테오클레스에게만 성대한 장례를 치러주고,[3] 타국의 군대를 끌여들여 내전을 일으킨 폴리네이케스는 매국노라며 그 시신을 짐승의 밥이 되도록 길바닥에 방치하며 그의 시신을 거두는 자에게 사형을 내리겠다고 한다.
안티고네는 국왕의 명을 어기고 자신의 양심에 따라 폴리네이케스의 시체를 묻어주려고 하다가 잡히게 되고 외숙부 크레온은 안티고네를 감금시킨다. 감금된 안티고네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며 이 사실을 알게된 크레온의 아들이자 안티고네의 약혼자인 하이몬이 자살하고 뒤이어 하이몬의 어머니이자 크레온의 아내인 에우리디케도 자살하며, 이스메네 또한 언니의 자살에 절망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들은 그녀와 같은 운명을 맞이하게 된다.
정의의 화신, 안티고네
오이디푸스의 딸, 안티고네
안티고네는 오이디푸스의 큰딸이다. 테베의 왕자 오이디푸스는 태어나자마자 끔찍한 신탁 때문에 친부모로부터 버림받아 자식이 없던 코린토스의 왕 폴리보스(Polybos) 왕의 아들로 자라난다. 장성한 그는 어렸을 적부터 계속해서 자신을 찰거머리처럼 따라다니는 신탁에서 벗어나 보려고 방랑하다가 자신도 모르게 친아버지 라이오스(Laios)를 만나 다투다가 그를 죽인다.
이어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를 풀고 테베의 왕이 된 후 테베의 왕비이자 어머니였던 이오카스테(Iokaste)와 결혼한다. 그는 어머니 이오카스테와의 사이에 폴리네이케스(Polyneikes)와 에테오클레스(Eteokles), 안티고네(Antigone)와 이스메네(Ismene) 등 2남 2녀를 낳는다. 나중에 천인공노할 사실이 밝혀지자 어머니 이오카스테는 자살하고, 오이디푸스는 어머니의 시신에서 옷을 고정하는 핀을 뽑아 두 눈을 찔러 실명시킨다.
에테오클레스와 폴리네이케스의 권력 투쟁
오이디푸스는 이후 자신의 비극적 운명에 절망하여 왕위를 내려놓고 테베를 떠나 정처 없이 참회의 방랑길에 나섰다. 이때 남들이 모두 저주하며 버렸던 아버지를 따라 다니며 끝까지 봉양한 자식이 바로 딸 안티고네였다. 그런데 오이디푸스가 궁을 떠나자 그의 두 아들 사이에 권력 투쟁이 일어났다. 격론 끝에 그들은 일 년 동안 번갈아 가며 나라를 통치하기로 합의하였다. 우선 형인 폴리네이케스가 왕위에 올라 일 년 통치한 후에 동생 에테오클레스에게 왕위를 깨끗이 물려주었다. 하지만 권력을 물려받은 에테오클레스는 기한이 되어도 왕위를 형 폴리네이케스에게 물려주지 않았다.
급기야 온갖 구실을 만들어 폴리네이케스를 도시에서 추방했다. 사실 에테오클레스의 뒤에는 삼촌 크레온(Kreon)이 있었다. 그는 폴리네이케스보다 유약한 에테오클레스를 조종하며 섭정을 하려고 했던 것이다. 테베에서 추방당한 폴리네이케스가 망명지로 택한 곳은 바로 이웃 도시 아르고스였다. 그는 우선 아르고스의 왕 아드라스토스(Adrastos)의 딸 아르게이아(Argeia)와 결혼하여 왕의 마음을 얻었다. 또한 다른 망명객 등을 모아 후일을 도모하다가 마침내 군사를 이끌고 테베를 공격했다. 그 당시 테베를 공격한 장수는 폴리네이케스, 아드라스토스, 티데우스(Tydeus), 암피아라오스(Amphiaraos), 카파네우스(Kapaneus), 파르테노파이오스(Parthenopaios), 히포메돈(Hippomedon) 등 총 일곱이었다. 그래서 아이스킬로스는 이 전쟁을 소재로 쓴 비극에 「테베를 공격한 일곱 장수」라는 제목을 붙였다.
원정군이 테베 근처 키타이론(Kithairon) 산에 도착하자 아드라스토스는 티데우스를 특사로 보내 에테오클레스에게 폴리네이케스를 위해 왕위를 내놓을 것을 요구했다. 테베인들이 이 요구를 거절하자 티데우스는 테베의 장수들에게 일대일 결투를 신청하여 싸울 때마다 승승장구했다. 결투에서 이기고 돌아가는 그를 매복한 50명의 테베 군사가 습격을 했지만, 그는 대장 마이온(Maion) 하나만 살려주고 모두를 몰살했다. 마이온을 살려준 것은 그들의 몰살 소식을 테베에 알려줄 사람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기가 질린 테베인들은 성 안에서 꼼짝하지 않았다. 그사이 아르고스 군대는 성벽 가까이에 진격하여 일곱 장수가 각각 테베의 일곱 성문 중 하나씩을 마주보고 대치하고 있었다. 테베의 에테오클레스는 최정예 부대를 이끌고 폴리네이케스에 맞서 성문 하나를 지키고 있었다.
그리스 신화 최고의 예언가, 테이레시아스
당시 테베에는 테이레시아스라는 유명한 예언가가 있었다. 그는 에우에레스(Eueres)와 요정 카리클로(Chariklo)의 아들로 맹인이었다. 그가 맹인이 된 데는 여러 설이 있다. 태어날 때부터 예언력이 뛰어났던 그가 인간에게 신들의 뜻을 너무 자세하게 알려주어 신들의 분노를 사 눈이 멀었다는 설이 있다. 또한 우연히 아테나 여신의 알몸을 보고 여신의 분노를 사 눈이 멀었다는 설도 있다. 아테나 여신과 친했던 카리클로가 여신에게 시력을 다시 회복시켜 달라고 하자 그 대신 그의 마음의 눈을 열어 그를 대단한 예언가로 만들어주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헤시오도스는 이와 다른 이야기를 전한다. 그는 킬레네(Kyllene) 산 근처에서 뱀이 교미하는 것을 보고 그들을 떼어놓았다가 여자가 되었다. 갑자기 자동으로 성전환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런데 7년 후 우연히 같은 장소를 지나다가 또 뱀 두 마리가 교미하는 것을 보고 떼어놓았다가 다시 남자로 돌아왔다. 그러던 어느 날 헤라와 제우스가 남녀가 사랑을 나눌 때 누가 더 즐거운가를 놓고 다투다가 테이레시아스를 불러 물어보았다. 질문을 받은 테이레시아스는 남자와 여자의 삶을 모두 살아 그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거침없이 대답했다. “당연히 여자입니다. 즐거움이 10이라면 남자는 1이고 여자는 9입니다.”
테이레시아스의 말을 듣고 자존심이 상한 헤라는 그의 눈을 멀게 해버렸고, 미안한 마음에 제우스는 그에게 예언력을 주었다. 테이레시아스의 예언은 지금까지 한 번도 빗나간 적이 없었다. 테베에 큰일이 벌어지면 그의 의견을 묻는 것은 필수적이었다. 에테오클레스는 예언가 테이레시아스를 불러 위기를 탈출할 수 있는 방도를 물었다.
그러자 테이레시아스가 이렇게 대답했다. “테베 왕가의 왕자가 자발적으로 아레스 희생 제물이 되면 테베가 승리하게 될 것입니다!” 우연히 이 말을 듣고 폴리네이케스와 에테오클레스의 삼촌인 크레온의 아들 메노이케우스(Menoikeus)가 성벽에서 아래로 몸을 날려 자살했다. 테베가 승리할 수 있는 조건이 충족된 것이다.
일곱 영웅으로 이루어진 아르고스 군의 총공격
바로 그 순간 아르고스 군대의 총공격이 시작되었다. 테베의 첫 번째 성문은 파르테노파이오스가, 두 번째 성문은 암피아라오스가, 세 번째 성문은 히포메돈이, 네 번째 성문은 티데우스가, 다섯 번째 성문은 폴리네이케스가, 여섯 번째 성문은 카파네우스가, 일곱 번째 성문은 아드라스토스가 각각 담당했다.
아르고스 군대가 성 앞으로 새까맣게 몰려오자 테베 군은 처음에는 투석전을 펼치더니 나중에는 활과 창으로 용감하게 맞섰다. 아르고스 군은 2차에 걸친 공격에서 테베의 완강한 저항에 부딪쳐 후퇴할 수밖에 없었다. 테베 성문 가까이 다가갈 수조차 없었다. 폴리네이케스가 큰소리로 군사들을 격려했다.
“아르고스의 군사들이여, 뭐가 두려워 성문으로 돌진하지 못하는가? 먼저 약속을 깬 것은 테베의 에테오클레스이다. 어떤 신이 약속을 헌신짝처럼 저버린 자들을 도와주겠는가? 승리는 분명 우리 것이다. 자, 보병, 기병, 전차병 모두 힘을 합해 총공격하라!”
카파네우스, 히포메돈, 파르테노파이오스, 티데우스의 전사
아르고스의 군사들이 함성을 지르며 3차로 성문을 향해 돌진했다. 맨 먼저 카파네우스가 자신이 담당한 성문에 가까스로 도달했다. 그는 성문을 부수기가 여의치 않자 성벽에 사다리를 대고 기어오르면서 오만하게 떠벌렸다. “내 기어코 테베를 불바다로 만들 것이다! 제우스 신이라도 나를 막지 못할 것이다!”
제우스 신이 하늘에서 이 말을 듣고 분기탱천했다. 그는 재빨리 그에게 번개를 던져 그의 목숨을 빼앗았다. 카파네우스의 죽음을 계기로 테베인들은 다시 용기를 냈다. 그들은 성 안만을 고집하지 않고 전세에 따라 성 안팎에서 파상 공격을 감행하여 마침내 테베의 이스마리오스(Ismarios)가 히포메돈을 죽이는 데 성공했다. 파르테노파이오스는 테베의 페리클리메노스(Periklymenos)가 성루에서 던진 커다란 바위를 맞고 두개골이 쪼개져 즉사했다.
티데우스도 테베 장수 멜라니포스(Melanippos)의 공격을 받고 치명상을 입었다. 아테나 여신은 평소 티데우스에게 호의를 품고 있었다. 여신은 숨을 헐떡이며 반주검 상태로 누워 있는 그가 불쌍했다. 그는 급히 아버지 제우스에게 달려갔다. 티데우스를 다시 소생시킬 수 있는 생명의 영약을 얻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암피아라오스는 아르고스인을 전쟁의 소용돌이에 몰아넣은 티데우스가 미웠다. 교활했던 그는 바로 티데우스를 쓰러뜨린 테베 장수 멜라니포스에게 달려가 단숨에 그의 목을 벴다. 그는 티데우스에게 그 목을 건네주며 말했다.
“티데우스, 여기에 원수의 목이 있다! 두개골을 쪼개 뇌수를 들이마셔! 그러면 넌 다시 소생할 거야!” 티데우스는 비몽사몽간에 그가 시키는 대로 했다. 바로 이 순간 생명의 영약을 갖고 도착한 아테나 여신이 티데우스의 야만적인 행동을 보고 깊은 충격에 빠졌다. 그녀는 약을 땅바닥에 엎지르고 구토를 일으키며 뒤로 물러섰다.
에테오클레스와 폴리네이케스의 일대일 결투
아르고스의 일곱 장수 중 이제 남은 것은 폴리네이케스, 암피아라오스 그리고 아드라스토스 셋뿐이었다. 더 이상의 불필요한 죽음을 막기 위해 폴리네이케스가 에테오클레스에게 일대일 결투로 왕위 계승을 결정짓자고 제안했다. 에테오클레스가 이 결투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두 사람은 격렬하게 싸우다가 서로 치명상을 입고 모두 상대방의 칼에 찔려 죽고 말았다. 그러자 그들의 삼촌 크레온이 테베 군대의 지휘권을 넘겨받아 혼비백산한 아르고스 군사들을 모두 섬멸해 버렸다.
암피아라오스는 마차를 타고 에스메노스 강변을 따라 도망쳤다. 추격하던 테베 장군 페리클리메노스가 그의 어깨 사이를 창으로 찌르려고 하는 순간 제우스가 번개로 그의 발 앞의 땅을 갈라지게 만들었다. 그는 마차 그리고 마부 바톤(Baton)과 함께 테베인들의 눈에서 지하 세계로 감쪽같이 사라졌다. 그때부터 암피아라오스는 제우스로부터 불멸의 삶을 부여받아 아티카의 오로포스(Oropos)라는 곳에서 신탁을 내렸다.
형제에게 저주를 내리는 오이디푸스
소포클레스의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는 거지로 추락한 오이디푸스가 안티고네와 함께 갖은 고생을 하다가 결국 아테네 근교 콜로노스에서 행복하게 종말을 맞는 과정을 그린 비극이다. 그런데 이 작품에는 오이디푸스가 두 아들에게 죽음의 저주를 내리는 장면이 나온다. 시기는 오이디푸스의 죽음이 임박해 있고 에테오클레스와 폴리네이케스 사이에는 일촉즉발의 전운이 감돌고 있던 때이다.
그런데 이런 와중에 형제가 갑자기 아버지를 모시러 온다. 자세하게 말하면 에테오클레스는 크레온을 시켜 오이디푸스를 데려가려 하고, 폴리네이케스는 군대를 끌고 테베를 공격하러 가는 중에 직접 아버지를 찾아온다. 그들이 오이디푸스를 찾은 것은 바로 그에게 내린 신탁 때문이다. 신들은 오이디푸스가 죽을 때가 되자, 그가 죽는 곳은 번창할 것이라는 신탁을 내린다. 그러자 오이디푸스를 확보하여 전쟁에서 승리하려는 형제의 이기심이 발동한 것이다.
먼저 크레온이 군대까지 끌고 오이디푸스를 방문한다. 크레온은 신탁은 거론하지 않은 채 자신은 전 테베 시민을 대신하여 왔다고 말하면서 갑자기 오이디푸스에게 전에 없던 동정심을 보인다. 오이디푸스가 이렇게 “영락하여 이방인으로 끝없는 방랑자로 단 한 명의 소녀에 의지하여 생활 수단도 없이 떠돌아다니는 것”을 생각하면 몹시 마음이 아팠다는 것이다. 이어 안티고네가 동냥한 음식으로 아버지를 돌보느라 “이 나이가 되도록 시집도 못 가고, 누구든 먼저 덤벼드는 자의 밥이 되었다”며 그녀를 이용해서 오이디푸스의 마음을 움직여보려고 시도한다. 동시에 오이디푸스가 자신을 따라가지 않으면 강제로라도 그를 데려가겠다고 협박하기도 한다. 이른바 강온의 양공 작전을 펼치는 것이다. 이에 비해 폴리네이케스는 아버지에게 솔직하게 사정을 설명하고 같이 가달라고 부탁한다.
“아버지, 우리 모두가 아버지의 목숨과, 이곳에 있는 아버지의 자식들의 이름으로 간곡히 부탁드려요. 저는 저를 내쫓고 조국을 빼앗은 제 아우를 응징하러 가는 길이오니, 부디 저에 대한 준엄한 노여움을 풀도록 하세요. 신탁이 조금이라도 믿을 수 있는 것이라면, 아버지께서 편드시는 쪽이 이길 것이라고 하니까요. 그래서 저는 지금 샘들과 우리 가문의 신들의 이름으로 간청하는 거예요. 아버지께서 들어주시고 양보해 주시라고. 저는 거지이며 추방자예요. 아버지께서도 추방자예요. 아버지도 저도 남들에게 아첨하며 살고 있어요. 우리는 같은 운명을 몫으로 받았기 때문이지요. 한데 그는 집에서 왕이 되어, 아아, 가련한 내 신세! 우리 두 사람을 모두 비웃으며 우쭐대고 있어요. 하지만 아버지께서 제 계획에 가담해 주신다면 저는 그를 적은 수고로 단기간에 박살낼 거예요.”
하지만 오이디푸스는 이들 모두에게 깊은 원한을 갖고 있다. 크레온은 오이디푸스가 엄청난 범죄를 저지른 죄인이라는 사실을 밝혀내고 절망한 나머지 왕위 자리를 내어놓았을 때 테베의 임시 왕을 맡는다. 그런데 그는 오이디푸스가 “스스로 자아낸 불행에 괴로워하며 나라에서 추방되기를 바랐을 때는” 그의 소원을 들어주지 않더니, “노여움에도 싫증이 나고” “집에 은거하는 것이 즐거워졌을 때는” 그를 집과 궁전에서 내쫓는 잘못을 저지른다. 또한 폴리네이케스는 자신이 처음 왕위에 올랐을 때 크레온과 결탁해서 아버지를 추방하는 데 앞장선다. 따라서 오이디푸스가 이들을 절대로 따라갈 이유가 없다. 그래서 그는 크레온의 압력은 아테네의 왕 테세우스의 도움으로 물리치고, 혼자 찾아와 무릎을 꿇고 눈물을 훔치며 도와 달라고 간청하는 폴리네이케스에게는 매몰차게 죽음의 저주를 내린다.
“지금 네 아우가 테바이에서 쥐고 있는 왕홀과 왕권을 네가 쥐고 있었을 때, 너는 네 아비인 나를 내쫓아 나를 고향 도시도 없는 사람으로 만들었고, 이 옷을 입도록 만들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나와 똑같은 궁지에 빠지니까 이 옷을 보며 눈물을 흘리는구나. 눈물이 무슨 소용이냐? 살아 있는 동안 나는 이 짐을 져야 한다. 너를 내 살해자로 기억하면서. 다름 아닌 네가 내게 이런 고난을 안겨주었고, 네가 나를 내쫓았으며, 네 덕분에 내가 떠돌아다니며 남들에게 그날그날의 끼니를 구걸하고 있으니 말이다. 내게 이 딸애들이 태어나서 나를 부양해 주지 않았더라면 나는 네 도움만으로는 벌써 죽었을 테지. 하지만 이 애들이 나를 지켜주고 있고, 이 애들이 나를 부양해 주고 있어. 함께 고생해야 할 때 이 애들은 남자들이지 여자들이 아니야. 하지만 너희 둘은 남의 자식이지 내 자식이 아니야. (……) 너는 그 도시를 쓰러뜨리지 못해. 오히려 네가 먼저 피투성이가 되어 쓰러질 것이고, 네 아우도 마찬가지야. 아까도 나는 너희들에게 그런 저주의 말을 했거늘 이번에도 나는 저주의 말들을 내 동맹자들로서 불러들이겠다. 너희들이 어버이에게 효도하는 것을 가치 있는 일로 여기도록, 그리고 눈이 멀었다고 아버지를 무시하지 못하도록. 너희 같은 불효자들을 낳아준 아버지를 말이다.”
부모는 좀처럼 자식들에게 저주를 내리는 법이 없다. 그래서 예부터 부모가 자식들에게 저주를 내리면 꼭 이루어진다는 통설이 있다. 에테오클레스와 폴리네이케스가 서로 죽고 죽이는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한 것도 바로 오이디푸스의 저주 때문일 것이다. 신들의 축복을 받으며 죽는 오이디푸스가 자식들에게 저주를 퍼부은 것은 너무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오이디푸스가 아들들에게 “효도하는 것을 가치 있는 일로 여기도록” 그리고 “눈이 멀었다고 아버지를 무시하지 못하도록” 저주를 한다는 대목은 충분히 이해가 가고도 남는다. 아마 당시 이 비극 공연을 보았을 고대 그리스인들은 부모에게 효도해야 되겠다는 다짐을 한번쯤 했을 것이다.
또한 우리는 오이디푸스의 말에서 두 아들들에 비해 그가 두 딸들을 얼마나 높이 평가하고 있는지를 간파할 수 있다. 물론 여기서 오이디푸스는 ‘이 애들’이라고 하면서 딸 두 명을 모두 가리키고 있다. 하지만 이스메네는 성격이 소심해서 언니가 하자는 대로 따라 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오이디푸스가 가리키는 것은 안티고네로 보아도 무방하다. 오이디푸스는 폴리네이케스에게 여동생들이 자기를 ‘부양’해 주고 ‘지켜’주고 있으며 그들이 없었으면 자신은 아마 죽었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심지어 ‘이 애들은 남자들이지 여자들이 아니’며 그에 비해 ‘너희들 둘은 남의 자식이지 내 자식이 아니’라고 말한다. 사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여성들 중에서 이처럼 긍정적으로 묘사되는 경우란 거의 없다. 우리가 안티고네를 ‘정의의 화신’으로 규정하고 자세히 살펴보려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테베의 승리와 크레온의 포고령
전쟁이 테베의 승리로 끝나자 왕위는 자연스럽게 크레온에게 넘어갔다. 그는 자신의 생각대로 움직여주었던 에테오클레스의 시신은 화려하게 장례를 치러주었다. 하지만 폴리네이케스의 시신은 저잣거리에 그냥 방치하여 들개나 새의 먹이가 되게 만들어 놓고 포고령을 내렸다. “폴리네이케스는 외국 군대를 끌고 조국을 침략한 매국노이다. 누구든지 그의 시신을 거두어주는 자는 죽음을 면치 못하리라.”
폴리네이케스와 에테오클레스의 누이 안티고네가 테베로 돌아온 시점은 바로 이때였다. 그녀는 방랑 생활을 하던 아버지 오이디푸스를 따라다니며 시중을 들고 있었다. 그녀는 오빠들이 원수가 되어 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듣고 테베로 달려가 몸이라도 던져 전쟁을 막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그녀가 가면 연로하신 아버지는 누가 돌보겠는가.
그런데 노심초사하는 그녀의 마음을 알았던 것일까? 얼마 안 있어 아버지 오이디푸스가 아테네 근교 콜로노스에서 편안하게 눈을 감았다. 안티고네는 부랴부랴 아버지의 장례식을 마치고 테베로 달려갔다. 하지만 이미 전쟁은 끝이 나고 두 오빠는 싸늘한 주검이 되어버린 후였다.
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
두 오빠의 죽음을 애도할 틈도 없이 그녀는 큰 오빠 폴리네이케스의 시신이 저잣거리에 방치되어 있는 것을 보고 깊은 고통과 슬픔에 빠진다. 왜 가족의 시신을 장례를 치러주어서는 안 되는가? 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는 안티고네가 여동생 이스메네에게 오빠의 시신을 거두어 주는 것이 가족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 아니냐고 은근히 떠보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러자 소심한 동생 이스메네는 언니에게 두 오빠의 죽음을 상기시키며 언니에게 대답한다.
“잘 생각해 보세요. 지금 유일하게 살아남은 우리 두 자매도 법을 무시하고 왕의 명령이나 권력에 맞서다가는 누구보다도 가장 비참하게 죽고 말거예요. 아니. 우리는 명심해야 해요. 우선 우리는 여자들이고 남자들과 싸우도록 태어나지 않았어요. 그 다음 우리는 더 강한 자의 지배를 받고 있는 만큼, 이번 일들과 더 쓰라린 일에도 복종해야 해요. 그래서 나는 이번 일은 어쩔 도리가 있는 만큼 지하에 계시는 분들께 용서를 빌고 통치자들에게 복종할 거예요.”
동생의 말에 대해 안티고네는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며 뜻을 굽히지 않는다.
“내 너에게 요구하지 않겠다. 아니, 네가 그렇게 해주고 싶어 해도, 나는 네 협조가 달갑지 않아. 너는 너 좋을 대로 생각해. 나는 그분을 묻겠어. 그러고 나서 죽는다면 얼마나 아름다우냐? 그분의 사랑을 받으며 나는 사랑하는 그분 곁에 눕겠지. 경건한 범행을 하고 나서. 내가 이 세상 사람들보다도 지하에 계신 분들의 마음에 들어야 할 시간이 더 기니까? 나는 그곳에서 영원히 누워 있게 될 테니 말이야. 하지만 원한다면, 너는 신들께서도 존중하시는 것을 경멸하렴.”
이스메네는 자기가 아무리 언니를 말려도 소용이 없을 것을 알게 된다. 모든 사람들이 손가락질하며 저주하던 아버지를 끝까지 돌보아주었던 언니가 아닌가. 그래서 그녀는 자신도 비밀을 지킬 것이니 누구에게도 이 사실을 발설하지 말라고 애원한다. 그러자 안티고네는 무서울 게 하나도 없다는 듯 말한다.
“아아 큰 소리로 외치지 그래! 네가 침묵을 지키고 온 세상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는다면, 나는 너를 미워하게 될 거야.”
이어 안티고네는 서둘러서 혼자서 오빠의 시신이 있는 곳으로 갔다. 늦은 밤도 아니건만 보초병들은 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술에 취해 어디선가 잠들어 있는 듯했다. 그녀는 오빠의 시신 앞에서 한참 동안 오열하며 그 위에 엷게 흙을 덮어주고 돌아왔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죽은 가족의 시신을 매장해 주지 않으면 신에게 큰 불경을 저지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안티고네가 오빠의 시신을 거두어 산이나 다른 곳에 직접 묻어준 것은 아니어도 그 위에 흙을 뿌려 덮어준 것은 매장과 다름없는 행동이자 하늘의 뜻에 부합하는 정의로운 행동이었다.
뒤늦게 보초병들이 폴리네이케스의 시신에 흙이 덮어져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 크레온 왕에게 보고했다. 분노한 왕은 그들에게 범인을 색출하지 못하면 죽음을 각오하라고 엄명을 내렸다. 보초병들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시신의 흙을 털어내고 조심스럽게 시신을 지켰다. 그런데 다음날 저녁 어둑어둑해지자 검은 물체 하나가 시신 곁으로 다가왔다. 그것은 다름 아닌 안티고네였다. 그녀는 집에 돌아가서야 오빠의 시신에 제주(祭酒)를 뿌려주지 않은 것을 깨닫고 제주를 갖고 다시 온 것이다.
안티고네는 오빠의 시신에 덮어주었던 흙이 없어진 것을 보고 다시 흙을 모아 시신을 덮으며 제주를 함께 뿌리고 있었다. 바로 그 순간 보초병들이 살금살금 다가와 그녀를 체포해 크레온 왕 앞으로 데려갔다. 안티고네는 크레온 앞에 끌려와서도 전혀 두려운 기색이 없었다. 크레온 왕은 그녀에게 포고령을 보고도 왜 감히 그 법을 어겼느냐고 호통을 치며 시신에 흙을 뿌려준 장본인이 바로 너냐고 묻는다. 이에 안티고네는 하늘의 불문율을 내세우며 당당하게 대답한다.
“내게 그런 포고령을 내리신 것은 제우스가 아니었으며 하계의 신들과 함께 사시는 정의의 여신께서도 사람들 사이에 그런 법을 세우지 않았으니까요. 나 또한 한낱 인간에 불과한 그대의 포고령이 신들의 변함없는 불문율들을 무시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 불문율들은 어제 오늘에 생긴 게 아니라 영원히 살아 있고, 어디서 왔는지 아무도 모르니까요. 나는 한 인간의 의지가 두려워 그 불문율들을 어김으로써 신들 앞에서 벌 받고 싶지 않았어요. 어찌 모르겠어요? 그대의 포고령이 없었다 해도 말예요. 하지만 때가 되기도 전에 죽는다면, 나는 그것을 이득이라고 생각해요. 나처럼 수많은 불행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어찌 죽음을 이득이라고 생각지 않겠어요? 이런 운명을 맞는다는 것은 내게 전혀 고통스럽지 않아요. 내 어머니의 아들이 묻히지 못한 시신으로 밖에 누워 있도록 내버려두었더라면 내게 고통이 되었을 거예요. 내게 이것은 전혀 고통스럽지 않아요. 지금 그대 눈에 내가 어리석어 보인다면, 나를 어리석다고 나무라는 자야말로 어리석은 자일 거예요.”
하늘의 영원한 불문율을 근거로 크레온이 내린 포고령의 부당성을 따지는 안티고네는 그야말로 정의의 화신처럼 보인다. 그녀는 남신들이 지배하기 이전의 위대한 여신들이 지녔던 위풍당당한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 말을 들은 크레온 왕은 격노하며 공포된 법을 어긴 것도 모자라서 어디서 범법 행위를 자랑하느냐고 다그친다. 그러나 안티고네는 전혀 기가 꺾이는 기색 없이 친오빠의 장례를 치러주는 것이 어디 범법이냐고 따진다. 이에 크레온은 너만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다른 사람들은 모두 범죄 행위라고 여기고 있다고 말하자, 안티고네는 그건 왕이 무서워서 입을 다물고 있을 뿐이라고 반박하며, 자기 혈족을 존중하는 것은 결코 수치스러운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독일의 철학자 헤겔(G. W. F. Hegel)은 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의 테마를 국가의 요구와 가정의 요구 사이의 갈등이라고 하며, 이 두 가지 요구가 모두 정당하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안티고네」의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받아들이기 힘들다. 오히려 「안티고네」의 테마는 부당한 국가의 법과 정의로운 하늘의 불문율 사이의 대결이라고 보는 편이 타당할 것이다. 더 나아가 그 이면에는 그보다 더 본질적인 테마가 숨어 있다. 그것은 바로 크레온이 대변하는 폭력적인 가부장제 사회와 그것에 희생당하는 정의로운 여성의 대결이다. 그래서 크레온은 하늘의 법 운운하며 자기에게 대드는 안티고네의 말을 듣고 격분하며 대꾸한다.
“내가 살아 있는 한, 한 여인이 나를 지배하지 못할 것이다.”
크레온은 남성 중심 사회에서 남성의 권위에 도전하는 여자는 전혀 용납할 수 없다. 그래서 그는 안티고네가 자신의 조카이자 아들 하이몬의 약혼녀라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 크레온은 안티고네와 이야기를 나누면 나눌수록 점점 더 극심한 격정에 사로잡히며 분을 삭이지 못한다. 그래서 테베의 원로들로 구성된 코로스장에게 만약 이번 일로 그녀가 벌받지 않으면 “내가 아니라 그녀가 남자일 것이오”라며 목청을 돋운다. 또한 공범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끌려나온 안티고네의 동생 이스메네가 크레온에게 아들의 약혼녀인 언니를 정말 죽일 것이냐고 묻자 “씨 뿌릴 밭은 그것 말고도 얼마든지 있다”며 자신은 아들이 악처를 얻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단호하게 안티고네의 죽음을 결정해 버린다. 이어 아들 하이몬이 직접 찾아와서 안티고네를 살려달라고 간청하자 크레온은 말한다.
“우리는 결코 한 계집에게 져서는 안 된다. 꼭 져야 한다면, 우리가 한낱 계집에게 졌다는 말을 듣느니, 남자에게 지는 편이 나을 것이다.”
이후 크레온은 하이몬에게 이제 안티고네를 잊어버리라고 충고하면서, 집안에서 자식들은 무조건 아버지의 명령에 따라야 한다고 타이른다. 자식들이 아버지에게 복종하는 것이 바로 최고의 미덕이고, 따라서 아버지에게 불복종하는 것보다 더 큰 악은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크레온은 백성들도 마찬가지로 국부인 군주에게 무조건 복종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하지만 하이몬은 아버지의 충고를 따르지 않고 안티고네의 무죄를 끈질기게 주장한다. 또한 그는 “한 사람만의 국가는 국가가 아니지요”라고 항변하며 아버지의 독선과 독재를 비판한다. 그러자 크레온은 하이몬을 여자들의 편을 드는 “계집년의 노예”라고 비아냥거린다.
크레온은 결국 안티고네를 캄캄한 석굴에 가두라고 명령한다. 얼마 후 예언가 테이레시아스가 나타나 그에게 당장 안티고네를 풀어주지 않으면 가족 중 두 명이 죽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제야 크레온의 마음이 움직인다. 테이레시아스의 예언이 적중하지 않은 적이 있었던가. 그는 안티고네를 풀어주기 위해 부랴부랴 석굴로 달려갔지만 때는 이미 늦고 만다. 안티고네는 이미 목을 매어 싸늘한 시신이 되어 있었고, 그녀 시신의 곁에서는 아들 하이몬이 사색이 되어 오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이몬은 아버지가 석굴로 들어오자 갑자기 칼을 빼어 그를 살해하려다가 실패하자 스스로 자신의 옆구리를 찔러 자결한다.
그런데 불행은 한꺼번에 몰려온다고 했던가? 석굴에서 아들 하이몬의 시신을 안고 오는 크레온에게 하녀 하나가 아내 에우리디케가 아들이 죽었다는 말에 충격을 받아 자살했다는 소식을 전해 준다. 이렇게 안티고네는 결국 남성 사회의 폭력의 제물로 희생된다. 하지만 패배한 것은 그녀가 아니라 그녀를 죽음으로 내몬 크레온이 아닐까? 그래서 「안티고네」에서 크레온은 석굴에서 죽은 아들의 시신을 안고 나오며 자신의 실수와 잘못을 깊이 후회하며 코로스에게 토로한다.
“아아! 정의가 무엇인지 나는 불행을 통해 배웠소. 하지만 그 순간 어떤 신께서 엄청난 무게로 내 머리를 내리치시며 나를 그릇된 길로 내동댕이쳤소. 내 행복을 넘어뜨리고 발로 짓밟으시며. 아아, 인간들의 힘들고 괴로운 노고여!”
「안티고네」의 끝자락은 크레온의 절규의 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크레온의 한탄과 비탄이 계속해서 되풀이된다. 그중 크레온과 코로스의 독백으로 이루어진 맨 마지막 엔딩 장면을 인용해 본다.
크레온: 보이지 않는 곳으로 데려가 다오, 이 못난 인간을! 나는 본의 아니게 너를 죽였구나, 내 아들아. 그리고 당신마저, 여보! 아아, 기구한 내 신세! 어디로 시선을 돌리고, 어디로 향해야 할지 모르겠구나. 내가 손대는 일마다 잘못되고, 감당할 수 없는 운명이 나를 덮쳤구나.
코로스: 지혜야말로 으뜸가는 행복이라네. 그리고 신들에 대한 경의는 모독되어서는 안 되는 법. 오만한 자들의 큰소리는 그 벌로 큰 타격을 받게 되어, 늘그막에 지혜가 무엇인지 알게 해준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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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 년 동안 서양의 문학, 심리, 미술, 음악, 철학, 건축 등에 지울 수 없는 발자취를 남긴 그리스 로마 신화. 실타래처럼 얽혀 있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올림포스..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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