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神學/法神學

신이 사라진 세상

by 이덕휴-dhleepaul 2020. 2. 2.

    신이 사라진 세상

로널드 드워킨 저/김성훈 역

               

우주 만물은 신이 설계한 대로 창조된 것인가, 아니면 지극한 우연에 의한대폭발로 생겨난 것일까. 인간은 어디로 부터 온 것인가. 인간은 누구나 이런 궁금증을 가지고 있다. 혹시 인간의 이런 오래된 궁금함이 신을 만든 것은 아닐까? 유신론자에게는 세상이 어떻게 만들어 졌고, 인간은 어디로 부터 온 것인가 라는 궁금증 조차 허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것은 맹목적인 신앙이고, 배타적인 신앙이다. 신을 믿는 사람들의 맹목성과 배타성은 생각보다 더 처참한 결과를 낳는다. 

 

인간들은 왜 신의 문제로 서로 싸워야 하는가, 로널드 드워킨의 강의 내용을 엮은  '신이 사리진 세상'(RELIGION WITHOUT GOD)은, 이 피할 수 없고 인간이라면 반드시 고민해 봐야할 물음에 대하여 상당히 논리적이고 철학적인 분석을 통하여 유신론자와 무신론자의 공통분모를 찾아 상호 공존의 길을 제시한다. 드워킨은 세상은 많은 종교가 존재하고 있고, 그 종교는 인격적인 신의 존재를 믿는 종교와, 인격적인 신을 믿지 않는 일종의 신념과 같은 종교로 나눌 수 있는데, 오늘 날 '가장 험악한 종교적 갈등은 신을 믿는 서로 다른 종교 사이의 갈등이 아니라, 열성적인 신자와 비종교인 사이에 벌어지는 갈등'(25페이지)이라고 한다. 

 

드워킨은 유신론자에 대비되는 부류인 무신론자를 종교적 무신론자라고 부른다. 무신론자들도 그들의 삶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며 그들이 속한 우주와 자연에 대하여 어떤 초월적인 가치가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인격적인 신의 존재는 부정한다. 이에 반하여 유신론자들은 세상만물은 당연히 신이 창조 하였으므로 그 자체로 경이롭고 아름답다고 한다. 여기 까지가 제1장 '종교적 무신론자는 무엇을 믿는가'의 핵심이다. 

 

드워킨은 제2장 '우주만물에 대한 태도'에서 유신론자와 종교적 무신론자가 느끼는 우주 만물의 아름다움이 어떻게 다른지, 또는 어떤면에서 유사성이 있는지 논한다. '유신론자들은 이 아름다움의 작가가 신이라 믿는다'(70페이지). 유신론자에게 있어서 이 보다 더한 증거는 없다. 그들에게 증거를 대라고 하는 것은 넌 왜 너냐 라고 묻는 것 만큼이나 의미 없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반하여 종교적 무신론자에게 있어서 

아름다움이란 무엇일까. 드워킨은 종교적 무신론자의 아름다움은 과학과 물리학으로 설명해야 한다고 한다. 그들에게 세상 만물은 신이 창조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연의 아름다움의 원천을 찾아 내야 하기 때문이다. 드워킨은 종교적 무신론자들이 그 동안 발견해 낸 상대성 원리, 빅뱅이론, 끈 이론, 우주 다양성 이론 등으로 증거성을 검증한다. 결국 유신론자에게도, 종교적 무신론자에게도 우주 만물은 아름답다, 그 자체 이상의 것을 갖고 있다.  

 

제3장 '종교의 자유'에서는 법적인 테두리에 놓여 있는 종교의 자유는 무엇을 보호하는 것인가에 대하여 논한다. 결국 종교의 자유는 유신론자나, 종교적 무신론자나 똑같이 인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드워킨은유신론자들 사이에 있어서 어떤 신을 숭배할 것인가에 대한 선택의 문제도 있겠지만, 아무런 신도 믿지 않을 자유도 법과 사회는 보호해야 한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제4장 '죽음과 불멸' 에서는 종교적 무신론자는 죽음 이후 인간은 천국이라는 곳에서 영생을 누리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일부로 존재한다고 믿고, 유신론자는 신의 영역에서 영생을 누린다고 한다. 결국 양자 모두 죽음 이후의 세계가 무는 아닌 것이다. 

 

'올바른 삶을 살겠다는 욕구에서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올바른 삶을 살아가는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방식이 존재한다는 신념이다..<중략>..이 가장 근본적인 측면에서 종교적 유신론자와 종교적 무신론자는 하나로 만난다.'(186페이지).  이 것이 드워킨의 결론이다. 결국, 드워킨은  유신론자든 무신론자든 삶을 살아감에 있어서 올바른 삶을 추구하고, 그 올바른 삶의 방식이 존재한다고 믿는 다는 면에서 공통적이지 않느냐. 그런데 왜 그렇게 서로 싸우는가. 라고 묻고 싶었을 것이다. 

 

드워킨의 강의는 그의 사망으로 인하여 완성되지 못하고, 미완성의 상태에서 이 번 책으로 엮어 졌다고 한다. 책은 두껍지 않았지만, 내용이 상당히 논리적이어서 한장 한장 넘기기가 쉽지 않았다. 내용을 최대한 이애해 보려고 노력하였지만, 쉽지는 않음을 느낀다. 다만, 그 동안 막연히 생각해 온 종교와 신에 관한 문제에 대한 생각의 방식을 하나 더 공부 하였다고 본다. 우주 만물과, 신 에 대하여 고민해 본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다. 

 

원 제목을 번역하자면 '신이 없는 종교'가 될 것이다. '신이 사라진 세상'이라는 번역 제목은 읽는 내내 나를 고민하게 만들었다. 제목이 왜 신이 사라진 세상일까. 그런데 원 제목을 보고 나서야 원문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훨씬 쉽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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