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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칼럼

나의 정의(미쉬파트:justice)는 겉옷과 모자와 같았느니라

by 이덕휴-dhleepaul 2020. 7. 10.

옥필훈 전주비전대학교 아동복지과 교수

정의란 무엇인가? Justice는 유사한 영어단어로 equity, justness, fairness, righteousness 등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고, 정의를 바라보는 입장에서는 법적 정의(legal justice), 사회적 정의(social justice), 관대한 정의(generous justice) 등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인 트라시마코스 (Thrasymachus: ca. 459-400 BCE)는 정의는 강자의 이익이라고 하였다. 국제안보, 경제위기, 종교분쟁, 인종차별, 국제테러, 인권침해 등 최근의 세계정세를 보면 강자의 이익이라는 표현이 맞다. 최근 2016 新놀부전편으로 ‘다짜고짜 반말하기’ ‘우격다짐 화풀이하기’ ‘안하무인 갑질’ 등 사회정화차원의 메시지를 가지고 공익광고협의회에서 공익광고로 등장하고 있다. 관공서, 학교, 기업, 종교기관 등 모든 영역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정의는 그 역할면에서는 소극적인 측면에서 기준의 역할을 담당하고, 적극적인 측면에서는 인간관계의 경이로운 질서에 대해 지도사상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하버드대학교 철학과 교수였던 롤즈(John Rawls:1921~2002)의『정의론(A Theory of Justice)』에 의하면 그의 사회계약적 사고로서 자유와 기회, 재산과 소득, 자기 존중의 근거 등 모든 사회적 기본가치는 균등하게 분배되는 것을 원칙으로 삼되, 이러한 가치들의 불균등한 분배가 허용되는 것은 그 불균등한 분배에서 가장 불리한 처지에 놓이는 사람들을 위해서도 그것이 도리어 유리한 경우에만 국한된다는 주장하는 것이나, 최근까지 좋은 강연으로 아시아에서도 잘 알려진 하버드대학교 정치학과 마이클 샌델 교수(Michael Sandel)는 20년 이상 ‘Justice’ 과목을 강의하고 있고, 수업내용을 바탕으로 엮은 2009년의 책『정의란 무엇인가?』에서 시장경제에서의 부정의를 지적하고 있으나, 오히려 롤즈의 정의론을 비판하는 듯하나 실로 그의 정의론을 지지하고 있고 다만 그의 공동체주의를 연결하는 부분에는 차이가 있다. 또한 하버드대학 영문과 일레니 스캐리(Elaine Scarry) 교수는『아름다움과 바름에 관하여(On Beauty and Being Just』에서 아름다움을 체험할수록 자기중심적인 가치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더 열린 마음으로 정의를 좇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본다면 정의의 핵심은 너그러운 마음가짐이 아닐까 생각된다.

무엇보다도 성서에서 가르치는 정의는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를 맺는 것을 의미하고 하나님의 의는 인간의 의와는 달리 절대적임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마태복음 6장 1절에서 ‘사람에게 보이려고 그들 앞에서 너희 의를 행하지 않도록 주의하라’ 는 말씀은 가난한 이들에게 진실로 베푸는 행위를 의로운 행위로 의미하고 있다. 욥기 29장 14절에서 ‘내가 의(짜데카:righteousness)를 옷으로 삼아 입었으며 나의 정의(미쉬파트:justice)는 겉옷과 모자와 같았느니라’고 기록되어 있다. 미국에서 영향력이 있는 기독교 팀켈러(Timothy Keller) 목사의『정의란 무엇인가』에서 히브리어 원어적 해석으로 짜데카는 올바른 관계를 가지고 사는 삶을 가리키고, ‘공의(公義)’에 해당하는 미쉬파트는 교정적인 정의로서 잘못을 저지른 자에게 벌을 내리고 부당한 대우를 받은 희생자는 보살펴 주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스라엘 백성의 윤리관을 엿볼 수 있고 정의롭게 살며 공의를 행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특히 욥의 인생과 삶의 자세를 통하여 하나님의 성품을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를 통하여 본다면 정의는 그 자체 슬로건에 그치는 것이 아닌 진리를 좇아 살려고 애쓰는 이들이라면 그 언어의 의미를 깨닫고 실천하라는 부르심, 즉 인생의 모든 영역에서 정직하고, 공평하며, 너그럽게 생활하라는 뜻인지 않는가!

출처 : 전북연합신문(http://www.jbyonha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