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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지기칼럼

링컨의 편지

by 이덕휴-dhleepaul 2020. 8. 20.

링컨의 편지

링컨이 쓴 가장 유명한 편지가 있다. 다섯 명의 아들을 전쟁에서 잃은 빅스비 부인에게 보낸 애도의 편지다. 링컨이 쓴 두 번째로 유명한 편지를 여기에 소개하겠다. 링컨은 이 편지를 시간에 쫓겨 5분 만에 쓴 것으로 보인다. 이 편지가 1926년 경매로 나왔을 때 1만 2,000달러에 팔렸다. 링컨이 50년 넘게 일해서 모은 돈보다 많았다.

 

에이브러햄 링컨 (Abraham Lincoln, 1809 ~ 1865)

 

 

남북전쟁이 한창이던 1863년 4월 26일에 링컨은 이 편지를 썼다. 18개월 동안 북군이 패배에 패배를 거듭하던 때였다. 사상자 수는 늘어나고 국민은 절망에 빠졌다. 탈영한 군인만 수천 명이었다. 공화당조차도 링컨에게 반기를 들어 퇴진을 요구하고 있었다. 당시 링컨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파멸 직전에 있습니다. 신마저도 우리에게 등을 돌린 것 같습니다. 한 줄기 희망도 보이지 않습니다.”

 

이처럼 슬픔과 혼란의 시기에 링컨은 이 편지를 썼다. 여기에 편지를 인용하는 이유는 링컨의 방법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이 편지는 나라의 운명이 장군 한 사람에게 달린 상황에서, 고집 세고 다루기 힘든 장군을 바꾸기 위해 링컨이 어떻게 했는지 보여 준다.

 

이 편지는 링컨이 대통령 재임 기간에 쓴 편지 중 가장 비판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링컨이 장군의 심각한 잘못을 지적하기 전에 먼저 칭찬을 했다는 사실에 주목하라. 후커 장군은 분명히 심각한 잘못을 저질렀다. 하지만 링컨은 이를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았다. 외교적인 수완을 발휘하여 이렇게 표현했다.

 

조지프 후커 (Joseph Hooker, 1814 ~ 1879)

 

 

“장군에게 만족스럽지 못한 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정말 재치 있고 사교적이지 않은가!

링컨이 후커 장군에게 보낸 편지를 보자.

 

나는 장군을 포토맥 전선의 지휘관으로 임명했습니다.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장군에게 만족스럽지 못한 점이 몇 가지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나는 장군이 용감하고 훌륭한 군인임을 믿습니다. 나는 그런 군인을 좋아합니다. 장군이 정치와 군인의 본분을 구분할 줄 안다고 믿습니다. 그런 면에서 장군은 올바르게 처신하고 있습니다. 장군은 자신감이 있습니다. 군인이 갖춰야 할 필수조건은 아닐 수도 있지만 분명히 소중한 자질입니다.

 

장군은 야심이 있습니다. 야심이 적절한 범위라면 훌륭하고 멋진 일입니다. 하지만 장군이 번사이드 장군의 지휘를 받을 때 야심에 사로잡혀 명령을 위반하고 따르지 않았습니다. 그런 점에서 당신은 동료 장군과 국가에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장군이 군대나 국가에 독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는 걸 전해 들었습니다. 그런데도 나는 장군을 지휘관으로 임명했습니다. 내가 장군을 지휘관으로 임명한 건 장군이 그 말을 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런 말을 했음에도 임명했습니다.

 

성공한 장군만이 독재자라는 호칭을 쓸 수 있습니다. 내가 지금 장군에게 요구하는 것은 군사적 성공입니다. 그렇다면 나는 장군이 독재자라도 감수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정부는 최선을 다해 장군을 지원하겠습니다. 지금까지 그렇게 해 왔고 다른 지휘관들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걱정스러운 일이 하나 있습니다. 장군은 병사들 사이에서 지휘관을 불신하는 풍조가 일어나는 데 일조했습니다. 그 결과가 장군에게 되돌아올까 두렵습니다. 나폴레옹이 다시 살아난다 해도 그런 분위기가 만연한 군대로는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앞으로 경거망동하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전심전력으로 전진하여 승리를 안겨주시기 바랍니다.

 

 

반감 없이 사람을 바꾸는 방법 1

 

칭찬과 감사의 말로 시작하라

Begin with praise and honest appreci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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