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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칸트 『판단력 비판』(해제)

by 이덕휴-dhleepaul 2021. 1. 17.

 

3대 비판서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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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트의 3대 비판서는 모두'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변으로 볼 수 있다. 제1비판서는 인간은 무엇을 알 수 있는가에 대한 답변이고, 제2비판서는 인간은 무엇을 행해야만 하는가, 제3비판서는 인간은 무엇을 희망해도 좋은가에 대한 답변이다. 인식에 관한 한 칸트의 대답은 우리는 사물 자체(Ding an sich)는 알 수가 없고 우리는 오직 현상만을 알 뿐이라고 한다. 행위에 관해서 인간은 오직 이성 자신의 명령에 따르는 행위만이 진정으로 자율적인 행위라는 것이 칸트의 대답이고, 그런 한에서 인간은 완전히 자율적인 인격적 존재가 된다. 마지막으로 인간이 희망할 수 있는 바는 이 세계가 아름답고 조화로운 합목적적인 질서를 가진 세계라는 것이다. 칸트 스스로가 밝히고 있는 바에 따르면 『판단력비판』은 본래 자연과 자유 사이에 놓인 커다란 심연을 매개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쓰여졌다.

칸트는 『순수이성비판』을 통해 인식을 감성계로 제한하였다. 그리고 그는 이런 제한을 통해 얻어진 소극적 효용은 사변이성으로 하여금 경험의 한계를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었다고 하면서, 이는 동시에 도덕 영역의 확보라는 적극적 효용도 획득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칸트의 이러한 주장은 결국 세계를 엄밀한 과학법칙이 적용되는 합법칙성으로서의 감성계와 자유개념에 기초한 도덕법칙이 적용되는 초감성계로 분리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따라서 감성계와 초감성계의 매개가 요청되는데, 바로 이런 요청에 부응하여 양자의 매개 원리를 밝히고자 쓰여진 것이 『판단력 비판』이며, 이 매개의 원리가 합목적성이다. 합목적성의 원리에 따라 고찰되는 학은 두 가지인데, 그 하나가 바로 미학(Ästhetik)이며, 다른 하나는 전 자연의 존재자들을 목적들의 체계로 볼 수 있음을 주장하는 목적론(Teleologie)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3대 비판서의 관계 (칸트 『판단력 비판』(해제), 2005, 서울대학교 철학사상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