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겔 철학의 기초
헤겔 철학에 대한 일반적 평가는 독일 관념론의 거성인 칸트 철학에서 출발하여 이를 마무리 지었다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칸트 철학의 근간은 인식론이며 이를 기초로 하여 칸트는 소위 '심리 철학', 윤리학 그리고 우주론과 신학에 접근하였다. 칸트의 인식론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개념은 인식의 주체인 '자아'인데, 이 개념은 이미 프랑스의 철학자 데카르트에 의해서 철학적 연구 대상으로 다루어졌다. 그러나 데카르트의 '코지토'(cogito: 나는 생각한다)의 문제는 칸트에게 물론 지대한 관심을 끌었지만 그는 결코 경험의 한계를 벗어나서 '자아'의 문제를 별도로 다루지 않는다. 자아의 문제와 관련하여 헤겔은 칸트 철학의 한계성을 극복하고자 노력하였다. 헤겔은 '개념'의 문제, 다시 말해 인간 사유의 산물 자체를 독자적인 그 무엇으로 간주한 것에서 칸트의 인식론을 계승한 것이 아니라 다른 방향에서 인식론에 접근하였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개념'은 헤겔 철학에서 일종의 '논리적 범주'로서 스스로 운동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이와 같은 개념의 운동은 여러 가지 헤겔 철학 용어로 풀이되는 바, Idee (개념, 이념), Natur (자연), Geist (정신)이 바로 그것이다. 헤겔 철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들 용어가 도대체 어떤 뜻으로 쓰이며 또 어떤 역할을 하는지 먼저 알아야 한다.
변증법
헤겔은 정반합(正反合)의 개념으로 변증법을 정형화하였다. 헤겔의 이러한 변증법은 후 일 헤겔 좌파 철학자들을 거쳐 카를 마르크스에게 영향을 주었다. 변증법은 만물이 본질적으로 끊임 없는 변화 과정에 있음을 주창하면서 그 변화의 원인을 내부적인 자기부정, 즉 모순에 있다고 보았다. 원래의 상태를 정(正)이라 하면 모순에 의한 자기부정은 반(反)이다. 만물은 이 모순을 해결하는 방향으로 운동하며 그 결과 새로운 합(合)의 상태로 변화한다. 이 변화의 결과물은 또다른 변화의 출발점이 되고 이러한 변화는 최고의 지점에 도달할 때까지 계속된다. 헤겔은 정반합(正反合)이라는 개념을 직접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그의 변증법을 설명하기 위해 하인리히 샬리베우스(Heinrich Moritz Chalybaus, 1796~1862)가 처음으로 사용했다. 헤겔은 정반합이라는 표현 대신, '즉자-대자-즉자대자', 혹은 '긍정-부정-부정의 부정'이라는 표현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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