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나들길에서 만난 천상병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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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여행..건평항 '귀천'이 탄생 한 곳..천상병귀천공원

해피안나 ・ 2018. 9. 22. 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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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건평항

강화 나들길에서 만난 천상병 시인

강화 나들길 4코스에 해맑은 표정의 천상병 시인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차로 지나가면 모르고 지나치기 쉬운 길가에 위치한 공원..
그곳에 천상병 시인이 있다.
강화와 천상병 시인은 어떤 인연이 있을까?
강화의 한적한 항구에 천상병 시인의 귀천공원이 세워진 연유는 무엇일까?
이런 저런 궁금증을 안고 강화 나들길 4코스에 위치한 '천상병귀천공원'을 찾았다.

물이 빠진 건평항..
잔잔하고 평화로워 보이는 모습에 잠시 멍하니 바다를 보고 서 있었다.
가끔은 생각을 비우고, 마음을 비우고 멍한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가 있다.
그래서 여행이 필요한 것..
많은 것을 보고 담으려 하지 않고, 편안하고 여유롭게 있는 시간이 필요했던 여행..

건평항에 위치한 걸 알고 갔는데도 차를 세워놓고, 두리번 거리며 공원을 찾았다.
생각보다 규모가 작았고, 길가에 위치해 있어서, 눈에 띄기도 쉽지만,
차로 지나가면 획 지나가 버리는 단점이 있다.

천상병 시인이 바다를 바라보며 앉아 있고, '귀천' 시비가 세워져 있다.
막걸리 잔을 들고 해맑은 웃음을 지으며 앉아 계신분..
막걸리 한잔과 바다만 있으면 그저 행복했을지도 모를 욕심없는 분..

귀천

천상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 빛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 빛 함게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

짧은 시안에 담겨 있는 인생의 희노애락이 아름답고 짠하게 느껴진다.
어렴풋이 알고 있는 그 분의 삶 때문일까?
새삼 마음에 와 닿는 아름다운 시 '귀천'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나도 그렇게 말할 수 있을까?
아름다웠노라고..

어깨에 내려 앉은 새 한마리..
손에 들고 있는 막걸리병과 잔..
저렇게 해맑은 웃음으로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걸 보면
막걸리 병이 반 이상은 비워져 있으리라..
그 옆에 나란히 앉아 바다 바라보며 막걸리 한잔 같이 나누고 싶은 생각이 든다.

새가 되어 하늘로 돌아간 천상병
평생 가난과 시대와의 불화로 고통스러웠을
인생에도 불구하고
'소풍와서 즐겁게 놀다가 하늘로 돌아간다' 는 그의 마음을
마치 동토의 겨울을 이겨내고 활짝 핀 꽃처럼 천진하게 웃는 모습으로
표현하였으며 어깨에 앉아있는 새는 시인이 지향하던
자유정신과 그의 처녀 시집인 〈새〉를 상징한다.
조각가 박상희

천상병 귀천공원

이곳을 찾기 전부터 궁금했던 '천상병 시인의 귀천과 건평항' 에 대한 이야기다.
경남 마산이 고향인 천상병 시인은 늘 고향바다를 그리워했으나, 여비가 없어 가질 못하고
서울에서 가까운 강화도를 드나들며 향수를 달랬다고 한다.
어느날,건평나루에서 막걸리를 마시며 끄적인 것을 동행했던 고향친구 박재삼 시인에게
건네준 메모가 '귀천' 이라는 작품..
천상병 시인은 1967년 동백림간첩단 사건에 연루되어 6개월의 옥고를 겪고 풀려났으나,
고문 후유증으로 폐인이 되다시피하여 4년여를 떠돌이로 보내다 정신병원에 감금되는 처지가 되었다.
이 때 행방이 묘연한 천상병이 죽은 것으로 생각한 박재삼이 '귀천'을 천상병의 유작으로 발표함으로써 세상에 빛을 보게 된 것이다.
또한 이를 계기로 천상병의 처녀시집인 〈새〉가 유고시집 형태로 출판되었는데, 살아있는
사람의 유고집이 만들어진 예는 세상에 없는 일이다.

귀천공원 조성기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으며 국민애송시로 자리한 '귀천'의 창작무대인 건평항 언덕에
천상병 시인의 동상과 시비를 조성하고 '천상병귀천공원'이라 한 것은 이곳의 바다와 노을빛을
서랑한 시인의 맑은 문학정신과 강화해안의 아름다운 풍경을 오래도록 기리고 보전하기 위함이다.

건평항

천상병의 하늘이 머문 건평포구..
그냥 지나치면 강화의 흔한 포구중의 하나이다.
천재시인 천상병이 바라다 봤을 바다...
올려다 봤을 하늘..
나도 그 곳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고,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맑은 하늘은 아니었지만, 바다와 맞닿은 하늘의 구름조차 예사롭게 느껴지지 않았던 날..
건평항 포구에 불어오는 가을바람이 부쩍 선선하게 느껴졌다.

조금은 쌩뚱맞게 느껴질수도 있는 어린왕자도 바다를 보며 앉아있다.
그 옆에 같이 앉아 어린왕자와 '귀천'의 천상병 시인이 꿈꾸며 바라 보았을
바다를 바라 보았다.
천상병 시인에게 어린왕자가 느껴졌다.

그들이 바라 보았을 바다에 노을이 내려 앉기 시작한다.
구름과 바다가 아름답게 물들어 간다.
많은 것을 품고 있으나 잔잔함을 유지하며 해를 받아 반짝이는 바다..
시시각각 변화해가는 하늘에 맞추어 다른 표정을 보여주는 바다를 잠시 바라다 보았다.

50m

/OpenStreetMap

건평항입구

인천광역시 강화군 양도면 건평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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