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법학

법의 정신

by 이덕휴-dhleepaul 2019. 2. 16.


40년 세월을 바친 몽테스키외 라이프워크!
1748년 11월, 몽테스키외의 나이 59세가 저물 무렵, 제네바의 바리오서점에서 그의 대표작 [법의 정신]이 익명으로 인쇄·출간된다. 그때는 루이 14세가 서거하고 절대왕조가 몰락의 길을 걷던 시기였다. [법의 정신]은 이처럼 혼란스러운 시기에, 몽테스키외가 40여 년의 세월을 바친 끝에 탄생한 대작이었다. 이 책에서 몽테스키외는 여러 나라의 법제도를 논하고 그 제도들에 공통되는 '법의 정신'을 탐구하고 있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정치철학서!
[법의 정신]은 18세기 최대의 저작이며, 정치학 분야에서 이와 견줄 만한 것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 정도뿐이라고 평가되고 있을 만큼 그 역사적 가치가 매우 높다.
[법의 정신]은 정치이론사와 법률사에서 가장 훌륭한 책 가운데 하나다. 특히 다음 세 가지 주제에 관한 연구가 돋보인다.
첫째는 정치이론가에게 반드시 필요한 주제로, 정부의 분류이다. 이론가들이 군주정·귀족정·민주정으로 나누던 전통적 구분법을 버리고, 자신의 고유한 분석틀에 따라 정부형태에 활동원리를 배정하여 공화정은 덕, 군주정은 명예, 독재정은 공포에 기초하고 있다고 보았다. 그의 정의에 따르면 이러한 분류는 정치권력의 소재가 아니라 정부의 정책수행 양식에 의거한다. 또 이 분류는 역사적이면서 폭넓은 기술적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
두 번째는 가장 잘 알려진 주제인 권력분립이론이다. 그는 정치권력을 입법권·행정권·사법권으로 나누면서, 국가 안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자유를 촉진하는 방법은 독립적으로 행동하는 서로 다른 개인이나 집단에게 이 세 권력을 맡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이론이 담긴, 이 책에서 가장 유명한 부분인 11권 6장은 1734년 쓴 이래 한 번도 수정하거나 교정하지 않았던 부분이다. 그것은 즉각 18세기 정치 저작 가운데 가장 중요한 문헌으로 떠올랐다. 비록 이 장의 정확성에 관해서 최근 논란이 있었지만 그 당시에는 감탄의 대상이었고 영국에서도 권위를 인정받았다.
세 번째는 몽테스키외의 가장 유명한 이론으로서, 기후가 정치에 영향을 미친다는 학설이다. 독서를 통해 만난 학설들, 여행 경험, 비록 소박하지만 보르도에서 했던 실험 등에 기초해서 그는 주로더위와 추위 같은 기후조건이 개인의 신체구조와 결과적으로 사회의 지적 풍토에 미치는 효과를 강조했다. 이러한 영향은 원시사회를 제외하고는 극복할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유정신을 주창한 계몽주의 정신!
[법의 정신]이 세상에 나오자 칭찬이 쏟아졌다. 스코틀랜드의 철학자 데이비드 흄은 [법의 정신]을 모든 시대에 걸쳐 칭송받을 책이라고 격찬했고, 스위스의 과학자 샤를 보네는 뉴턴이 물리세계의 법칙을 발견했듯 몽테스키외는 정신세계의 법칙을 발견했다고 평가했다. 몽테스키외 스스로도 자신을 그렇게 여겼지만, 계몽주의 철학자들은 그를 계몽주의자로 받아들였다.
사상 탄압이 심했던 프랑스를 벗어나 스위스에서 익명으로 출판된 이 책은 2년 동안 22쇄를 찍을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로마 가톨릭 교회는 모든 국가에 적합한 정치나 법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과, 그리스도교를 다른 종교와 동격으로 생각하는 점을 문제 삼아 금서로 지정하기도 했다.
몽테스키외는 법을 정체의 원리와 연관시켜 생각했으며, 사회 현상을 법칙적으로 이해하려 했고, 합리주의를 배격하여 실증주의의 활로를 열어주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되어야 한다. 특히 그의 권력분립론과 권력균형론의 의의는 학자들 사이에서 높게 평가된다.

조국과 인간평등에 대한 사랑!
몽테스키외는 이 책을 통해 정치적 자유를 추구했다. 몇 세기에 걸쳐 많은 희생을 치르며 힘겹게 민주주의를 쟁취했건만, 지금은 오히려 정치적 자유에 익숙해진 대중은 정치에 무관심해져 간다. 그래서 오늘날 그의 주장이 더욱더 강한 생명력을 가진다.
몽테스키외는 프랑스의 전제 정체를 비판하면서, 정치적 자유와 함께 시민적 자유를 확립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을 검토하고, 법과 정체의 관계, 법의 본질과 원리를 밝혔다. 이 책의 머리글에서는 읽는 이에게 도덕적 덕성이나 기독교적 덕성과 다른 '정치적 덕성'을 요구하고 있다. '조국과 평등에 대한 사랑'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 이 개념은, 모든 사람에게 권력이 평등하게 나누어져 있다는 사실을 전제하고 있다. 또한 이 책은 민중에게 이러한 정치적 덕성이 없을 경우 민주정은 퇴폐하게 된다는 것을 알려준다. 이 논의는 프랑스혁명과 미국 독립혁명에 영향을 미쳐 민주 정체와 시민정신의 발전에 공헌했으며, 오늘날 뒷걸음질하는 민주주의에 대해 강한 경고를 하고 있어 더욱 크게 와 닿는다.

'법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형법  (0) 2019.02.16
법을 어기는 ‘범죄/ 범죄자/ 죄인  (0) 2019.02.16
런던 중앙 형사 재판소  (0) 2019.02.15
부당한 권력에 대한 국민의 저항권  (0) 2018.12.05
'나를 찾아줘'  (0) 2018.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