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토론방 -Q&A

갤리(Galley)

by 이덕휴-dhleepaul 2023. 8. 23.

일반적으로갤리(Galley)라 함은 비행기나 선박에서 승객에게 식사나 음료를 서비스하기 위한 기상(機上)장치, 즉 음식이나 음료, 기타 소모품을 탑재, 보관할 뿐만 아니라 음식의 조리 등 일반 주방으로서의 기능도 하는 기내 공간을 가리키는 말이다. 

국내선이나 가까운 지역으로 가는 항공기에는 간단한 음료와 스낵 정도만 실으면 되지만 장거리행인 경우에는 승객 1인당 1.5~2식 정도의 식사를 싣고 가야하기 때문에 꾀나 분량이 많은데 점보기에는 이를 수납하기 위해 4군데에 갤리가 있다. 어떤 점보기에는 갤리를 8군데, 홈 바를 2군데 갖춘 기종도 있다.

 

어떤 대형 여객기는 갤리가 너무 많은 스페이스를 차지하기 때문에 비행기 바닥 밑으로 옮겨 놓은 기종도 있다. 갤리에는 육류를 재가열하는 고온오븐, 전자렌지, 물수건용 오븐, 커피 메이커, 약탕기, 냉장고, 음료 보온용 컨테이너 등 전기로 가동되는 각종 기능성 부품이 장착되어 있는 외에 식사나 음료를 넣은 작은 컨테이너를 바꿔 넣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컨테이너에 차바퀴가 붙어 있어 그 채로 바로 승객에게 서비스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갤리라고 했을 때 금방 알아듣는 사람은 일반적으로 항공여행 경험이 많거나 영어에 능통한 사람이라고 보면 된다. 항공기가 출발하여 활주로를 이륙 후 정상 순항고도에 닿은 후 안전벨트 사인이 꺼지고 나면 이때부터 승객에게 타월 서비스를 위시하여 식음료를 준비할 때, 실제면적이 1평될까 말까하는 좁은 공간인 갤리 안은 꽤나 떠들썩하고, 쉴 사이 없이 커튼이 열리고 승무원들의 출입도 잦아 산만해지기 때문에 갤리 근처의 좌석에 앉은 승객들에겐 아주 귀찮아지는 시간이 된다. 

 

조용히 쉬고 싶은 여행객은 되도록 갤리 가까이에 있는 좌석에는 앉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승무원들은 식사를 오븐에 데워서 각각의 개인 쟁반에 세팅하고 와인, 후식인 커피, 차등을 준비하는데 보통 2가지 중 1가지를 선택하도록 하는데 승객들의 기호가 어느 한쪽으로만 쏠릴 경우 이들은 난감해기도 한다.

 




갤리의 어원으로 지목되고 있는 중세기의 갤리선(左)과  갤리 교정쇄(右)

갤리의 어원

갤리라고 하면 그 어원은 그리스나 로마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유럽의 도시국가에서는 16세기에 걸쳐서 지중해를 무대로 해군력의 주축을 이루고 있던 군선(軍船)을 갤리라 불렀다. 이는 대포가 발달하기 이전의 해전은 배와 배가 맞부딫치는 백병전(白兵戰) 위주였고 지중해에는 계절풍이 없는데다 바람방향이 불확실하여 범주(帆走)에만 의존할 수 없는 기후 조건이었다. 그래서 기동력을 살리기 위해 길쭉하고 좁은 선체에 많은 병사들을 태워서 노를 젓게 했는데 이 때 주로 범죄자와 포로, 노예들이 동원됐다. 그래서 갤리는 흔히 노예선이라고도 불린다.

 

또 한편으로는 인쇄업계에서 쓰이는 게라(galley) 라는 용어가 있는데, 이는 활자조판(活字組版)을 담아 두는 길쭉한 나무상자를 말한다. 갤리선도 그렇고 게라도 그렇지만 두 가지의 공통점은 모두 좁디좁은 공간이라는 것이다. 조종실을 닭장, 투계장처럼 좁다하여 칵핏(Cockpit)이라 부르듯이 갤리는 갤리선이나 활자조판상자처럼 입추의 여지가 없는 좁은 공간이라는 뜻에서 유래됐다는 것이 지배적이다.

 

              


                      항공기내의 갤리

 

외부에 비친 객실승무원들의 모습은 매우 화려하다. 그리고 이들의 임무는 항공법상 “항공기 내에서 비상 탈출 시 신속하고 안전한 탈출을 진행하는 임무와 평상시 기내 안전 업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객실승무원들의 일상 업무는 법에는 명시되어 있지 않지만 많은 부분을 바쁘게 식사를 나르는 시간으로 메워져 있다. 이런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측은한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승객들이 식사를 다 마친 후에야 겨우 그들만의 식사시간이 되는데 그렇다고 느긋하게 앉아서 먹을 수 있는 장소가 마땅치가 않다. 

 

그들의 휴식장소가 어딜까? 궁금해 할 것이지만 이전엔 탑승구 근처나 점보기의 경우 2층으로 오르는 계단 뒤쪽에 승무원 전용 공간이 있었으나 최근엔 대부분 객석 맨 뒤쪽에 화물칸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고 그 아래쪽에 별도 휴식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그러나 그런 곳에서 한가하게 식사를 할 수 있는 시간은 거의 없다. 아니 전무하다.

 

승무원들에게 가장 힘든 일은 갖가지 주문을 받는 일이다. 몇 번 좌석 승객이 생수를 달다, 또 어떤 좌석의 승객은 토마토주스, 커피........ 더구나 일본노선 같은 단거리 노선에서는 그야말로 눈코 뜰 새가 없다. 그래서 승무원들은 메모지를 가지고 다니면서 주문사항을 적어나가는데 항공사에 따라서는 갤리에 “혹시 주문 받은 것을 잊지는 않았나요?” 등의 문구가 적힌 메모판을 걸어두곤 한다. 갤리에는 음료나 과자 음식만 실려 있는 게 아니다. 비행 도중에 복통을 호소하는 승객이나 아픈 승객들을 위한 구급약품 상자나 어린이들에게 나눠줄 장난감등도 수납되어 있다. 승객들이 식사를 마치면 많은 쓰레기가 나오는데 갤리에서는 일정 기준을 두고 분리수거까지 해야 한다.

 

말 한마디 단어 하나에도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의 품격이 있는 법, 항공여행 중에는 농담이라도 갤리를 부엌이나 주방, 조리실 운운해서는 안 될 일이다. 반드시 "갤리"라고 불러주어야 할 것이다. 땀을 뻘뻘 흘리며 바삐 움직이는 그녀들이 잠시 짬을 내어 갤리 안에서 쭈그리고 앉아 급히 끼니를 때우는 모습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조선왕조 시절 혹독한 시집살이 며느리들처럼 객실승무원들은 부엌 아닌 갤리에서 식사를 하는데 물론 먹는 둥 마는 둥하기 십상이다. 그야말로 하늘에서의 시집살이이다. 시집살이도 이런 시집살이가 없다. 그들도 집에 가면 귀한 집 자녀들인데.........

 

<참고>

http://en.wikipedia.org/wiki/Galley

http://www3.famille.ne.jp/~yokota/sky/report23.htm 

http://sinaspia.com.ne.kr/view0002.htm

'토론방 -Q&A'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국민 모두가 보아야 할 방송입니다.  (0) 2023.09.04
assetservicingtimes-자산서비스 타임즈  (0) 2023.08.27
지적 장애 ( ID )  (0) 2023.07.29
정신 장애의 진단 및 통계 매뉴얼  (0) 2023.07.29
태양이 4개  (0) 2023.07.27